▲ 유해종 울산조선업희망센터장

울산조선업희망센터가 문을 연지도 어느덧 1년의 시간이 흘렀다. IMF라는 사상 초유의 국란과 세계금융 위기 속에서도 전 세계를 호령하며,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던 조선업은 세계경기 침체와 유가하락에 따른 선박 수주물량 급감, 해양플랜트 분야의 대규모 손실, 경쟁국의 추격 등으로 작년 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조선업종에서 종사하던 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정부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2016.6.30)했고, 조선업종 근로자들의 대량 실직에 대비하고 위기에 처한 조선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울산시, 동구, 민간 금융기관, 취업컨설팅 전문 민간기관, 창업컨설팅 기관 등 총 19개 기관이 공동으로 전국 최초 울산조선업희망센터를 개소(2016.7.28)해 1년간 지원해 왔으나, 정부와 지자체의 이러한 선제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 시황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분석기관 클락슨의 ‘2017~2020년 조선 발주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560만CGT로, 지난해 9월 전망치 2950만CGT보다 13.2%P 낮게 전망했고, 이후 전망치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 또한 지역 통계지표를 보더라도 울산지역 조선업 관련 사업체수는 작년 6월말 기준 1160개사에서 올해 4월말 기준 1031개사로 129개사가 감소했고, 조선업 관련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도 5만7618명에서 4만908명으로 1만6710명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다행히 금년 들어 조선업 수주실적이 다소 개선되고 있기는 하나, 지속적인 수주실적 개선은 낙관하기 어렵고, 선박수주 이후에도 설계 및 생산준비 등에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 조선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즉각적인 고용효과 개선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울산시와 동구, 시의회 및 구의회, 상공회의소 등 민관이 함께 올해 초부터 조선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기간 연장 및 조선업희망센터 운영기간 연장을 적극적으로 중앙정부에 건의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이뤄낸 정부의 연장발표(2017.6.21)에 지역 사회와 울산조선업희망센터는 큰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지난 1년 동안 조선업희망센터에서 추진한 일들을 살펴보면, 조선업희망센터 운영연장에 대한 이유는 더욱 명확해진다. 조선업희망센터는 조선업종 실직자와 그 가족구성원,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 조선협력업체 등을 대상으로 취업지원, 실업급여 지급, 직업훈련, 노사문제 상담 및 지원, 기업금융 및 고용지원, 실직자를 위한 긴급복지지원, 귀농귀어지원 등의 기본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창업지원, 전직지원, 실직 및 구직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인 심리안정 등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작년 7월28일 개소 이후 조선업희망센터를 방문하신 분은 총 3만8000여 명으로 1일 평균 170명이 이용하였으며, 지금까지 총 6만8000여 건의 취업관련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갑작스런 실직과 재취업의 어려움 등으로 많은 분들이 상실감 및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데, 이러한 상실감을 치유하는 집단상담 및 심리안정 프로그램과 지역 복지기관·보건소·상담센터 등이 참여한 실업극복의 동기를 부여하는 희망프로그램 운영은 지역주민들이 빠른 기간에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노력들에 힘입어 센터를 방문해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은 사람들의 1/3은 재취업에 성공하였으며, 이러한 노력들은 조선업의 위기가 종료되는 순간까지 지속돼야 한다.

우리 센터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추어 2차년도에도 1차년도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조선업 실직자와 조선업 불황으로 힘들어하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직접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 조선업 위기극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조선업희망센터 운영기간 연장이 나비효과가 되어 하루 빨리 조선업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안정은 물론, 나아가 국가경제 도약의 발판이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유해종 울산조선업희망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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