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13대 요구 뒤 반응…“압력·협박·제재는 옳지 않다”

▲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국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아랍국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카타르에 대해 이란이 재차 강력한 지지를 나타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란 정부는 카타르 국가, 정부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카타르를 포위하는 행위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란의 하늘, 땅, 바다는 우방인 카타르에 항상 열려있을 것이며 양국의 협력도 지금처럼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지 선언은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등이 경색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13대 요구를 카타르에 전달한 뒤에 나온 반응으로 주목된다.

이들 국가는 카타르가 테러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지난 5일 외교, 경제관계를 단절한 뒤 교통로까지 봉쇄해 고립을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 등 수니파 아랍국가들이 제시한 선결 조건에는 이란과의 관계단절, 카타르 정부 소유의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카타르 주재 터키군 철수 등이 포함됐다.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지역 국가들 사이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압력, 협박, 제재는 견해차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카타르 정부는 13대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그 내용이 합당하지 않고 실행 가능하지도 않다고 항변했다.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맹주인 사우디, 이란은 상대방이 중동 지역의 안보를 뒤엎으려고 한다며 서로 삿대질을 해왔다.

양국은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 내전으로 정정불안이 끊이지 않는 국가에서 서로 다른 세력을 지지하며 대리전까지 치르고 있다.

카타르는 걸프 지역에 있는 수니파 국가이지만, 사우디 진영에서 보조를 함께하는 이웃 국가들과 달리 이란과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독자노선을 걸어왔다.

한편 중동의 다른 강호 터키는 카타르 주둔군을 철수하라는 사우디, UAE 등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절하며 카타르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수니파 국가인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권력을 독점해 권위주의 국가로 나아가면서 점점 세속국가에서 멀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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