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도 침몰…정원초과·선체결함 등 가능성”

▲ 콜롬비아의 과타페의 엘 페놀 호수에서 관광객 150여 명을 태운 선박이 침몰, 최소 6명이 숨지고 31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이날 사고를 낸 4층짜리 선박 '알미란테'가 호수에 떠있는 모습.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중북부의 유명 관광지 호수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최소 6명이 숨지고 31명이 실종됐다.

AP·AFP통신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콜롬비아 제2 도시인 메데인에서 80㎞가량 떨어진 과타페 지역 엘페뇨 호수에서 약 170명의 승객을 태우고 가던 4층짜리 유람선 ‘엘 알미란테’호가 갑자기 가라앉았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구조 상황을 지휘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6명이 숨지고 31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안티오키아 주 재난대응 당국은 사고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승객 9명이 숨지고 28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실종자가 많은 데다, 밤 늦은 시간에 접어들면서 구조 당국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망 및 실종자 신원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망자는 모두 콜롬비아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가운데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주콜롬비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인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자 대사관 경찰 영사와 메데인에 있는 교포 명예영사가 경찰과 접촉 중”이라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모두 콜롬비아 국적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호수에서 운항 중이던 다른 선박과 제트스키 등이 일제히 달려들어 침몰 중인 배에 탄 승객들을 구조해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산토스 대통령은 유람선 탑승객 가운데 총 122명이 구조되거나 스스로 뭍으로 올라왔다고 밝혔다.

사망 및 실종자를 제외한 나머지 20명 가까운 승객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유람선의 침몰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과적, 선체결함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생존자들은 정원초과 가능성을 제기하며 아무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고 증언했으며, 유람선 승선자 명단도 없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빅토리아 에우헤니아 라미레스 안티오키아 주 정부 장관은 현지 일간 엘 콜롬비아노에 “침몰 유람선은 다른 배와 충돌하지 않았다. 그냥 침몰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산토스 대통령은 “사고가 난 선박은 승선한 사람 수보다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능력을 갖췄다”며 침몰 원인이 “정원초과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말 아무도 모른다”며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러 왔으며, 밤새 다이버들이 실종자 수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 라디오 방송을 인용, 사고 선박이 약 3개월 전 부두에 묶여 있을 때도 침몰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사고 당시 선체가 두 동강 나 선장이 모든 승객에게 한쪽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고도 증언했다.

사고가 난 호수는 기암괴석이 주위에 산재해 있는 데다 메데인에서 차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각국 관광객들이 평소에 많이 찾는 곳이다. 월요일인 26일이 콜롬비아 휴일이어서 연휴를 즐기려는 관광객이 더욱 몰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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