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금아 길을 묻는다
배동성씨 ‘울산 소금 이야기’ 후속편

동해·남해·서해안 염전 등 돌아보며

소금상 활동무대 영남대로길도 소개

‘낮은 소금, 푸른 밥상. 낮은 데사 피는 소금의 저력은 의외로 대단하다. 신불산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 태화강 모래알이 되고, 유구한 세월이 쌓이고 쌓여 소금 알갱이를 일구어 내는 것이니, 소금은 역사의 산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작은 소금 알갱이 한 톨 한 톨이 거대한 산인 줄은 소금길을 다 걷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서문 중에서.

사라진 울산의 염전 이야기를 모아 <울산 소금 이야기>를 펴냈던 배성동 작가. 구술을 진행하던 와중에 어느 늙은 염부가 들려 준 ‘죽령이남 사람치고 울산소금 안 먹어 본 사람 없다’는 말이 귓전을 계속 맴돌았다고 한다. 내친 김에 울산을 벗어나 전국의 소금길을 또다시 헤맸고 그 간의 발자취를 정리해 새로운 소금 이야기책 <소금아 길을 묻는다>(사진)(민속원)를 또 펴냈다.

‘1장 동해안 소금길’은 울산의 마채염전과 명촌대도섬염전, 돋질조개섬염전으로 시작 돼 포항, 영덕, 울진, 삼척, 강릉, 고성염전까지 이어진다.

낙동강 하구 김해 명지염전으로 시작되는 ‘2장 남해안 소금길’에서는 사천과 광양만을 거쳐 지리산 소금길로 이어진다. 섬진강 소금은 지리산의 화개재, 벽소령, 장터목 3대 재를 통해 남원이나 함양 등의 내륙으로 흘러갔다.

‘3장 서해안 소금길’은 인천, 태안, 고창 등 세계5대 갯벌이자 우리나라 최대의 천일염 소금단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4장에 소개 된 조선의 대동맥 ‘영남대로 소금길’이야말로 소금상들이 활동하던 주요 무대였다. 해산물이나 소금을 진 보부상들은 영남대로 장시를 돌면서 물목을 유통했다.

배성동 작가는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고 하지 않던가. 먹어보지도, 걸어보지도 않고선 소금이 짜다고 말할 수 없다. 동해안, 남해안, 서해안, 영남사령을 위시해 소금꾼들이 죽기 살기로 넘었던 백두대간, 지리산, 영남알프스 소금길과 낙동강 소금배가 올랐던 길들을 두루 견물했다”고 말했다.

배성동 작가는 2012년 계간 <동리목월>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했다. 산을 이고 민초들의 발자취를 발품으로 그려낸 <영남알프스 오디세이>를 펴냈다. 현재 영남알프스 천화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중국, 러시아, 일본을 오가며 백두산호랑이와 뼈아픈 빨치산의 흔적들을 ●고 있다. 419쪽. 2만6000원.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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