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을 자산 삼아 국내 산업화를 주도해 온 울산이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해외시장 판매량 감소, 국내시장 점유율 하락, 노사불안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조선산업은 세계적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지 오래다. 석유화학산업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 중동국가들의 정제설비 증설,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 등으로 중장기적 경제환경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 있다. 여파는 인구감소, 실업률 증가, 수출 감소,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 약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이 지속 발전 가능한 산업도시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대책이 참으로 절실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미래먹거리 육성과 울산 특화전략 사업 보완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정보통신기술) 관련 기업의 기술 역량을 강화, 제조업과 차세대 산업을 고도화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것이다.

울산시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울산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주력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ICT융합산업 선도도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연구기관 분원 설치에 대한 억제정책’ 기조에 막혀 고배를 마신 바 있지만 7월 중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가 ETRI 울산연구센터 건립(395억원) 사업 타당성 조사에 대한 착수 지시를 내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다시금 불씨를 지피고 있다. 시는 지난 실패를 거울 삼아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ETRI는 정보화 통신의 발달을 배경으로 정보산업과 관련된 통신·전자분야의 발전과 필요한 지식기술의 개발 및 정보 제공·보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가 연구기관이다. 핵심 원천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에 이르는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새로운 핵심 기술의 확보와 중소기업의 성장 지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열린 경영 실현을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ICT융합 제조업 고도화를 통한 부가가치산업 육성이 절실한 울산에 더없이 필요한 ETRI 울산연구센터 건립이 꼭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울산경제의 조기 회생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까지 보탠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