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미승인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유채꽃이 지난해 11월 태화강대공원에 실제 파종된 것으로 확인돼 생태계 교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울산시 남구 태화강둔치에 활짝 핀 유채꽃 모습. 경상일보 자료사진

유채 자급률 낮아 중국서 들여와
LMO 유채 이종교배 돌연변이 생겨
식약처, 식품·사료용 수입은 가능
환경단체 “배추 등 변형 위험 경고”
태화강대공원에 40㎏ 가량 심어
꽃망울 피기 전 제거·나머진 소각
시,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예의주시

중국산 미승인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유채꽃이 울산의 젖줄 태화강 일원에 파종됐다가 폐기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생태 환경의 보고인 태화강 일대 생태계가 LMO 종자에 의해 교란되지는 않을지 철저한 사후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국립종자원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강원 태백시에서 종자용으로 수입된 미승인 LMO 유채가 발견된 후 지난해 1월부터 중국에서 수입된 유채종자 79.6t을 추적 조사한 결과, 13개 시·도 57곳 81.2㏊에 실제 식재돼 있는 등 32.5t 가량이 LMO 유채가 혼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살아있는 유전자변형생물체를 뜻하는 LMO는 유전자변형기술을 통해 유용한 성질을 갖게 되고, 생식이나 번식이 가능하므로 땅속에 남아 다른 작물과 이종교배가 이뤄질 경우 돌연변이 등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생태계에 혼란을 줄 위험이 있다.

이번에 검출된 유형은 미국 몬산토사(社)에서 개발한 제초제 내성을 지닌 ‘GT73’ 유채로, 식약처 및 농진청으로부터 각각 국내 식품용 및 사료용으로는 안전성을 승인받아 수입할 수 있지만 종자용으로는 수입 승인이 되지 않는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서는 종자용·식용·사료용으로 승인돼 있다.

문제는 소량이지만 울산도 미승인 LMO 유채가 유입됐다는데 있다. 특히 생태환경의 보고로 국가정원 지정까지 추진되고 있는 태화강이 뚫린 것으로 드러나 지자체 검역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났다.

국립종자원은 지난해 울산시농업기술센터 등 2곳에 약 50㎏의 미승인 LMO 유채 종자가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중 40㎏ 상당은 지난해 11월께 울산 태화강대공원 3500㎡ 면적에 실제 파종까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채를 파종한 울산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태화강 봄꽃 대향연 시기(5월11~14일)와 유채꽃 개화시기 및 색상 등이 맞지 않아 꽃양귀비로 대체하고 전부 다시 뽑아냈다.

국내 유채 종자의 자급률이 낮아 중국산 유채 종자 수입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울산시농업기술센터도 의심없이 국내의 종자수입업체로부터 중국산 유채 종자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관계자는 “미승인 LMO 유채 논란이 5월 초에 났는데 우리는 꽃축제 때문에 이미 그전에 파종된 유채꽃을 뽑아냈다”며 “꽃망울을 틔우기 전이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해 모니터링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파종되지 않은 10㎏의 LMO 유채 종자는 지난달 소각 폐기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개화 전에 조치를 취해 큰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LMO 종자 확산에 대한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미승인 LMO 유채 논란이 일자 전국의 환경단체들은 “유채는 충매화이기 때문에 최소 2㎞까지 바람과 곤충에 의해 씨앗이 이동될 수 있다”며 “또 같은 십자화과 작물인 배추, 갓 등과 변형이 가능해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상황이다.

울산에서 미승인 LMO 유채 종자가 파종된 곳이 생명의 강으로 거듭나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태화강이라는 점에서 장기간 소멸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등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미승인 LMO 유채 발견지역에 대해 환경부와 농촌진흥청 등과 함께 관계기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조사반을 운영해 지속적인 사후관리와 환경영향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미승인 LMO 유채 발견지에 대해서는 향후 2년 간 유채가 재배되지 않도록 특별 관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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