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카이로의 시위 참가자.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 첫날 전체 66건의 성추행 사건이 접수됐다.

27일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에 따르면 준정부기관인 국가여성위원회(NCW)는 알피트르 첫날인 지난 26일 카이로에서만 35건의 성추행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카이로 남부 푸스타트 공원에선 언어적 성추행이 13건 발생했고 기자 동물원에서도 물리적 성추행 22건이 신고됐다.

이 가운데 여러 건의 피해 여성은 소송을 걸었다.

이집트에서 독자적으로 성희롱·성폭력 신고 핫라인을 운영하는 여성법의식지도센터(WCGLA)는 같은 날 카이로 도심에서 언어적 성추행 19건, 물리적 성추행 12건을 각각 접수했다고 밝혔다.

매년 이드 알피트르 명절 기간 카이로에서는 일반적으로 성추행 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진다고 알아흐람은 전했다.

전형적인 성추행 유형은 청년 남성 무리가 길거리에서 여성과 소녀들에게 말로 또는 신체 접촉을 통해 모욕감을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성추행을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례도 있을 수 있어 실제 피해자들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다 엘단부키 WCGLA 이사는 이집트에서는 여성과 소녀들이 여전히 성추행 피해에 따른 법적 소송하기를 두려워한다며 소송할 경우 사회의 안좋은 시선도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 정권이 붕괴한 후 치안이 크게 악화했고 시민단체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과 성폭력의 심각성을 주장하며 정부에 강력한 대책을 요구해 왔다.

이에 이집트 내무부는 최근 몇 년간 이드 기간 성추행을 막으려고 여성 경찰관을 길거리에 배치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는 이집트 법상 성추행도 범죄 행위로 여겨져 가해자들에게는 징역 6개월과 벌금 3000~5000 이집트파운드가 부과될 수 있다.

이집트에서는 여성에 대한 인권 상황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데다 남성 중심의 보수적 사회 분위기, 빈민가 출신 청년층의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성추행이 자주 일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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