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귀암 아주대 교수, ‘녹조독소 인체 위해성’ 연구

▲ 지난 20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도동나루터 앞 낙동강에 나타난 녹조 현상.

녹조로 오염된 낙동강에서 공급되는 수돗물을 사람이 섭취해도 인체 위해성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아주대학교 신귀암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와 같은 과 이재현 석사 과정 대학원생이 최근 발표한 ‘수돗물을 통해 노출되는 녹조독소의 인체 위해성 평가 연구’에 따르면 낙동강수계 14개 정수장에서 공급되는 수돗물을 사람이 마셨다고 가정했을 때의 인체 위해성은 무시해도 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 등은 환경부 자료 등을 토대로 낙동강 녹조가 다른 지역보다 심각하다고 판단, 낙동강을 실험 대상 지역으로 골랐다.

낙동강수계는 오랫동안 경상도민의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강은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매년 녹조가 관찰된다.

올해도 낙동강 녹조는 5월부터 이어진 폭염으로 확산하다가, 지난 21일 칠곡보 구간에서 올해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남조류 세포 수가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녹조는 다른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한다.

심할 경우 수생생물을 질식사시키는 등 생태계를 교란한다.

남조류가 생성하는 녹조독소는 인체에도 유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표적인 독소로 알려진 마이크로시스틴-LR은 간 손상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시는 물의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치를 1㎍/ℓ로 잡는다.

▲ 지난 15일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교 일대 낙동강에서 관찰된 녹조.

그러나 신 교수는 사람마다 연령과 성별, 체중이 다르므로 WHO 기준은 부정확하다고 지적한다.

신 교수는 “’특정 수치 이하의 녹조독소를 섭취하면 영향이 없다‘는 가이드라인이 아닌, 더욱 정밀한 위해성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라며 “또 녹조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마시는 물이 정말 위험한지, 위험하다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낙동강에서 정수되지 않은 물(원수)과 정수를 거친 최종처리수(수돗물)를 채취해 마이크로시스틴-LR 농도를 측정, 컴퓨터로 확률변수의 미래값을 예측하는 방법인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방법으로 실험했다.

원수에서 마이크로시스틴-LR 농도는 최고 5.4㎍/ℓ로 측정됐고, 최종처리수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개인당 하루 물 섭취량은 미국 환경청으로부터 수집한 자료(성인 남녀 2ℓ, 8세 남녀 1ℓ)를 참고했다.

실험 결과 성인 남녀가 한 달 동안 정화되지 않은 원수를 섭취한 경우 10명 중 한 명꼴로 간세포 손상이 예측됐으나, 정수를 거친 수돗물일 경우 위해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세 남녀 어린이가 원수를 마셨을 때 위해성은 성인보다 1.5배가량 높았지만, 역시 정수된 수돗물의 위험도는 매우 낮았다.

신 교수는 “현재 녹조 독소에 대한 데이터가 마이크로시스틴에 치중된 탓에 실험도 이에 국한됐다”라며 “남조류는 인체에 유해한 수십 종의 독소를 생성하지만, 이들 독소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어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앞으로 과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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