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출 보고서 검토…“충분한 교육·훈련 없이 살수”

경찰이 작성한 내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고(故) 백남기 농민이 쓰러질 당시 살수차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고 백남기 농민 변호인단’은 28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청문감사 보고서’ 살펴본 결과 과연 살수차 사용이 적절하게 관리된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보고서에 의하면 살수차를 조작했던 경찰관 중 1명은 당일 집회 현장에 처음 나갔고 야간에 살수한 것도 처음이었으며 살수차 운용지침도 사건 전날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살수차를 집회 현장에서 사용하면서 충분한 교육과 훈련 없이 운용하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백씨에게) 물을 뿌렸다는 보고는 처음 휴대전화 메신저로 이뤄졌다”며 “이는 집회 현장에서 살수차 운용을 제대로 보고하고 관리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경찰이 제대로 사건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경찰이 보고서를 작성한 시점까지 살수차를 조작한 요원들에 대한 조사조차 마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어떻게 물을 뿌렸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 조사 내용인데도 해당 요원을 조사하기도 전에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상황을 모른 채 직사로 살수했다‘고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청문조사에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법원의 제출 명령을 이행하지 않던 입장을 바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42부(김한성 부장판사)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백씨가 2015년 11월 14일 경찰 살수차의 물을 맞고 쓰러질 당시 현장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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