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들끓는 반북정서속 열리는
문재인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
한국안보 튼실히하는 자리됐으면

▲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7년전 2010년 12월23일. 북한 김정일 정권이 대한민국의 산업수도 ‘울산공격 시나리오’가 제기된 적 있다. MB(이명박 대통령)정부 당시 고위인사는 “북한이 지난 1월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에 대한 공격계획을 세울 당시 포항과 울산 등 후방 산업도시에 대한 동시 타격 시나리오도 함께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특히 “포항과 울산이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대표적 산업시설이 위치한 곳이란 점에서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자는 ‘울산·포항 동시공격 시나리오’의 사실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국회정보위와 국방위 핵심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후속 취재를 했다. 정치권 인사들도 하나같이 “김정일의 울산·포항 공격시나리오의 실체에 대한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연평도 불바다’의 연장선상에서 ‘울산 불벼락 시나리오’는 개봉을 앞둔 영화 제목이 아닌, 실제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더러 뒷받침되기도 했다.

작금의 한반도 정세는 과연 어떠한가? 아들은 아버지보다 더욱 강한 폭군으로 전락했다. 핵무장에 이어 미국 전역까지 사정거리에 둔 미사일을 쏘아대며 전방위로 협박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어떠한가? 여전히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처방안이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때문에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핵폐기로 이끄는 대북정책 공조 방안은 그 어느때보다 긴박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뿐인가. 박근혜정권 당시 도입한 사드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의 보완 필요성을 포함해 한미동맹에 또 다른 이슈로 확전되고 있다.

이런 가파른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취임 38일 만인 이달 28일부터 7월 2일까지 미국 워싱턴 방문길에 올랐다. 최대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한 한미동맹에 방점이 찍혀있다. 여기다 북한핵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대화를 통해 박근혜정부에서 문을 닫은 개성공단 개방과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까지도 염두해 두고 있는 듯하다. 문 대통령은 6·15선언 17주년 기념사를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하면 조건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천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미국의 시그널은 확연히 다른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는 끊임없는 핵도발의 중심부인 ‘김정은’에 분명하고도 강도높은 제재를 가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워싱턴발 뉴스가 속속 전해오고 있다. 더구나 최근 북한에 억류됐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으로 미국 조야의 반북 정서가 들끓고 있다. 미국의 대북한 제재의 강경모드는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 또한 이런 연유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과연 어떠할까?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안보를 튼튼히 하고 오라”는 기대가 압도적인 듯 하다. 물론 한쪽에선 우리의 ‘자주’를 내세워 미국에 대해 견제와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없지 않다. 소위 강온양면 전략으로 ‘햇볕’을 통한 ‘우리끼리’의 물밑대화채널 필요성이다. 거시적 한판도 평화무드를 위해 상당부분 공감할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7년전 북한정권의 ‘울산 불바다 시나리오’에 이어 여전히 핵·미사일에 의한 한반도 접수 시나리오를 ‘현재 진행형이 아니다’고 단정할 만한 확실한 팩트는 어디에도 없다. 20년전 DJ(김대중 대통령)정부에 이어 노무현정부의 대북 ‘햇볕’도 우리에겐 결과적으론 ‘머리위에 핵’으로 돌아오고 있지 않았는가? 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28일 워싱턴으로 떠나는 기자의 마음 역시 성공적인 정상회담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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