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환삼덩굴

▲ 번식력이 워낙 좋아서 제초제를 뿌리고 완전히 베어내도 어느 순간 또 자라나는 환삼덩굴.

이뇨작용 뛰어나고 목감기 등에 효능
벌레 물린 상처에도 찧어 바르면 좋아

지난 주말, 산야초를 카메라에 담아 올 요량으로 포항으로 달렸다. 잘 정돈된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달리는데 차 창가에 펼쳐지는 푸른 파도며 수평선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산길을 따라 오르는데 키 작은 소나무를 감고있는 환삼덩굴이 눈에 들어왔다. 환삼덩굴은 번식력이 워낙 좋아서 제초제를 뿌리고 완전히 베어내도 어느 순간 또 자라있는 풀이다. 환삼덩굴은 맨손으로 만지거나 살갗에 조금만 닿아도 피부에 상처를 내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이를 가장 골치아파한다. 이런 환삼덩굴이 약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삼덩굴은 손바닥 모양으로 5~7개로 갈라져 있고 긴 줄기는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간다. 암수 딴 그루로 6~10월 꽃이 피었다가 지기를 반복하다 가을에 작고 둥근 열매를 맺는다. 환삼덩굴은 외래종으로서 오래 전에 들어온 식물로 추정된다. 황무지 등 아무 곳에서나 잘 자란다.

한방에서는 ‘율초’라고도 히는데 목감기, 기침감기에 효험이 있다. 건위작용, 이뇨작용도 뛰어나다. 임병, 학질, 설사, 이질, 폐결핵, 폐농양, 폐염, 나병, 치질을 치료한다. 뱀이나 벌레 물린 상처에는 생 것을 짓찧어 식초를 섞은 뒤 연고처럼 만들어 붙이고 동여맨다.

▲ 김동해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옛날 어느 마을에 나병을 잘 고치던 어르신이 살았는데 연로해 돌아가실 때가 되자 동네사람들이 나병을 고치던 그 약초가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환삼덩굴(율초)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어떤 이들 중에는 아토피가 심해 고생을 했는데, 여름에 잎이 무성한 환삼덩굴을 채취 해 녹즙을 만들고 그 물로 피부를 씻고 진하게 달여 오랫동안 먹었더니 나았다고 한다. 또다른 사람 중에는 어릴 때부터 목이 잘 쉬고 감기 기운이 조금만 있어도 목이 아파 온갖 약을 다 써 보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다 약초공부에 입문한 뒤 환삼덩굴(율초)을 알게 돼 큰 효험을 보았고, 온라인 상의 아이디(애칭)까지 ‘율초’로 바꾸었다고 한다.

농민에게 가장 골치 아픈 풀 환삼덩굴.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귀한 약으로 바뀔 수 있다. 김동해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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