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어제 현지조사 실시
김기현 울산시장 현장찾아 당위성 강조

▲ 반구대암각화의 보존대책 심의와 관련해 28일 울산을 방문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이 이상목 암각화박물관장의 안내로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대책으로 제시된 ‘생태제방안’을 관철하기 위해 울산시가 김기현 시장을 필두로 현지조사에 나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를 상대로 설득에 총력전을 펼쳤다. 다음달 20일 최종결정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는 일부 문화재위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재위원회 김봉렬 건축2 분과위원장 등 위원 10명은 28일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암각화를 찾아 현지조사를 했다. 앞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5월18일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심의한 생태제방안을 결론내지 않고 보류 처리했다. 지난 5월1일부로 문화재위원회 소속 위원 10명중 7명이 교체된 점을 고려해 보다 심도깊은 검토를 위해 현지조사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현지조사를 한 김 위원장은 “생태제방안이 수리적인 문제만 부각돼 대체로 거칠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그동안 문화재청은 암각화 보존만을, 울산시는 물 문제 해결 위주로 주장하며 서로 평행선을 달려온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화재청 입장을 고려해 문화재를 보존하고, 울산시 입장을 이해해 물 문제도 해결하는 적절한 방안을 더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들은 역사문화 경관 훼손에 따른 세계문화 유산 등재 불가능 문제와 그라우팅 공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암각화 훼손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또 터널식 방안 등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기현 울산시장은 “물 문제와 보존방안 두 가지 다 해결할 수 있으면 터널식이든 생태제방이든 어떤 안이라도 받아들이겠다”며 “물 문제를 뒤로 미루고 문화재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는 것은 매우 난감하다. 나쁜 수질의 낙동강 원수를 계속 마셔야 하는 울산시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 시장은 환경훼손 우려에 대해 “주변 환경을 고려해 제방을 쌓기 때문에 천전리각석이나 대곡천 등 다른 생태환경은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며 “제방을 쌓고 암각화 앞으로 접근 교량을 설치하면 망원경으로 암각화 그림을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은 전망대에서 암각화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어떤 고성능 망원경으로도 그림을 관찰할 수 없어 관광객들이 허탈해한다. 문화재는 보호는 물론 보고 즐기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닥친 태풍 ‘차바’로 반구대암각화가 30일정도 물에 잠겼고, 나무 등 부유물이 암각화로 몰리면서 훼손됐다”며 “암각화 보존 차원에서도 문화재위원회가 생태제방안을 하루빨리 긍정적으로 처리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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