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생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문재인정부의 최초 한미정상회담을 불과 열흘정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드와 대북정책을 밝혔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한미군사훈련을 줄일 수 있으며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의 전략자산무기 역시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사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반문하였으며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이 미국과 똑같을 필요는 없다고 밝힌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장하였던 반미(反美)면 어떠냐? 미국에도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모든 정책사안들이 미국의 주장과 똑같을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대북정책과 사드문제는 미국과 같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북과 중국을 상대로 우리 주장을 펼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만큼의 국력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사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동맹이 깨진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는 발언은 용기도 호기도 아닌 객기에 불과하며 미국에 대한 도발이나 다름없는 실례의 발언이다.

미국의 발언이 문제화 되자 자기는 학자로서의 견해라는 논리로 둘러 댄 것은 청와대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지만 대북정책을 둘러싼 정상회담이 억지춘향방식으로 어정쩡하게 귀결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지연에 화를 내며 철수하라고 했다는 발언이 사실인지 모르지만 문재인 정부에 한 가지 묻고 싶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를 철수시키고 주한미군도 철수하며 전시작전 지휘권을 곧바로 가져가라고 종용한다면 무슨 대책이 있는지 밝혔으면 한다.

“입은 삐뚤어도 말은 바르게 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적재적소에 적합한 말을 해야 한다. 감당할 능력도 갖추지 못한 나라가 나오는 대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국정비전을 밝힌다면 그 감당은 국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되기 마련이라는 기본적인 상식조차 망각한 사람을 외교특보로 지명한다는 것은 축구에서 자살골을 터뜨리는 현상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현상이다. 문 외교특보가 자신의 견해라고 밝힌 발언은 문 대통령이 일전에 한 발언 그대로인데 이제 와서 부인하는 것도 알 수가 없다.

머리가 지시하는 일을 수행해야 할 손발이 서로 따로 논다면 온전한 사람이 될 수가 없다. 문 대통령외교특보가 청와대와 상의없이 문제의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도 이해할 수가 없고 청와대가 문제의 발언을 질책하였다는 사실도 믿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핵과 사드문제가 어떻게 귀결될까 걱정이다. 외교행위는 말 장난을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춘생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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