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제재 후 北 첫 핵실험…이번엔 ICBM 가능성

▲ 北, 로켓엔진 분출 시험 모습.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단둥은행을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하고 중국인 2명과 기관 1곳을 제재명단에 올려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단둥은행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연계된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사실상 해체된 훙샹(鴻祥)그룹이 지분을 보유했다가 처분했다.

따라서 이 은행을 통해 이뤄진 북한과 금융거래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재명단에 오른 개인과 기관은 북한이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사건 이후 금융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인 등의 명의를 이용하는 차명계좌 등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런 과정에서 북한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중국의 은행과 개인,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과녁은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자금줄을 옥죄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북한의 계속되는 대량파괴무기(WMD) 개발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며 “단둥은행은 북한 금융거래가 금지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기업들이 수백만 달러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도왔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밝혀온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과거 6자회담과 BDA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했던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은 “미국의 조치에 중국 당국은 조사를 거쳐 자체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최근 미중 사이에 긴밀한 논의와 협력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도 미국의 조치를 수용하는 후속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의 반발이 뒤따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최대 압박’에 ‘최대 억지’로 대응해 왔다.

특히 북한은 2005년 9월 BDA 문제가 생기면서 계좌가 동결되고 대외 금융거래에 어려움이 초래되자 ‘핏줄을 막아 우리를 질식시키려는 제도말살행위’로 규정하고 반발했다.

북한의 첫 핵실험이 BDA 제재 와중이던 2006년 10월 이뤄졌다는 사실에서 이번에도 유사한 대응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당시에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이듬해인 2007년 북미 간에 BDA 문제의 해법에 의견을 모은 2·13합의가 나오고서야 6자회담이 재가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북핵 문제는 논의하는 협의 채널이 모두 차단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반발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북한이 대응조치를 내놓는다면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ICBM 전 단계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에 이미 성공한 상태로 여기에 사용된 ‘화성-12형’의 엔진을 토대로 연내에 첫 시험발사는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추가적인 핵실험 가능성도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풍

계리 실험장은 북한 최고지도부의 명령만 있으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태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은 ’강경에는 강경으로‘라는 식으로 국제사회의 압박에 도발로 맞서왔고 압박이 세지면 대응조치의 수위도 높아졌다”며 “이번 조치에는 중국까지 참여할 것으로 보여 북한의 반발을 제어할 외교적 수단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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