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민호 무릎 관리와 공격력 저하 사이에서 고민

▲ 롯데 포수 강민호.

롯데 자이언츠가 ‘안방마님’ 강민호(32)의 활용 비중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강민호는 지난 28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5-5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무사 1루에서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큰 부상은 아니었던 듯 강민호는 이튿날 경기에서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롯데로서는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가볍게 넘길 사안이 결코 아니다.

지난 시즌 팀의 주장을 맡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한 강민호가 동점 상황에서, 마지막 이닝에 스스로 교체 사인을 냈다는 건 심상치 않은 신호다.

경기 내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야 하는 포수에게 무릎 부상은 직업병이다.

강민호의 무릎 통증은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왔다. 그는 시즌 중반을 넘어선 지난해 8월 말 무릎 부상 탓에 일본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건너뛴 것도 비시즌에 무릎 부상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특별 관리가 절실하지만, 롯데는 강민호와 백업 포수 간의 기량 차이가 워낙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강민호는 29일까지 타율 0.315(262타수 73안타)에 16홈런 43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412(34타수 1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안타 14개 중 2루타가 2개, 홈런이 5개로 절반이 장타다.

이에 반해 백업 포수 김사훈(30)은 투수 리드 능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공격력에서는 낙제점에 가깝다.

김사훈은 올 시즌 타율 0.143(49타수 7안타)에 2타점이 고작이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뽑은 나종덕(19)은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타율 0.199(171타수 34안타)에 머물고 있다.

8홈런 21타점으로 장타력은 돋보이지만 1군 무대에 나서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민호가 포수 마스크를 쓰는 시간은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다.

강민호는 올 시즌 팀이 치른 74경기 중 66경기에 출전해 10개 구단 포수 중 3번째로 많은 508⅓이닝을 소화했다.

2위인 삼성 라이온즈의 이지영(509⅓이닝)과는 불과 1이닝 차이다.

강민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2013시즌 종료 후 4년 75억원의 FA 계약으로 롯데에 잔류했다.

나이도 30대 초반이라 올 시즌 펼칠 활약에 따라 두 번째 대박 계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일단 강민호 본인은 무릎에 대해 괜찮다고 말한다.

롯데 구단 역시 7위까지 추락한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상황이라 강민호에게 휴식을 주기가 쉽지만은 않다.

지난 시즌 후반기처럼 강민호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이대호의 복귀로 붙박이 지명타자가 된 최준석의 활용법이 애매해진다.

롯데는 29일 노경은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강민호를 백업하기 위해 포수 나종덕을 콜업했다.

포수 자원만 3명이 된 것이다.

롯데가 성적 반등과 강민호의 무릎 관리라는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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