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미확인…“입장 굽혀 양보할 의지는 아직 안보여”

▲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만난 후 기자회견(사진)을 통해 "(아랍권의) 요구사항 목록은 수용이나 협상을 위한 게 아니라 거절당하려고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카타르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권 4개국이 단교 해제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13개 요구에 대한 답변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이 아랍권 4개국이 제시한 선결 조건에 대한 답변을 중재자로 나선 쿠웨이트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카타르가 아랍 4개국의 “기상천외한(extraordinary) 요구”에 어떤 답을 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은 친이란 성향의 카타르가 테러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난달 5일 단교를 선언했다.

이후 이들은 카타르의 항공기와 선박이 자국 영토·영해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봉쇄했고 카타르의 유일한 육상 국경도 폐쇄했다.

아랍권 4개국은 지난달 22일 쿠웨이트를 통해 카타르에 이란과의 절연, 터키와의 군사협력 중단,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등을 내용으로 하는 13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열흘 뒤인 지난 2일을 답변 시한으로 제시했다.

카타르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4개국은 지난 2일 다시 답변 시한을 48시간 연장했다.

아랍 4개국의 이러한 요구에 카타르는 “주권을 침해하려는 의도”라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카타르 정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만약 그들(아랍 4개국)이 카타르가 걸프국가들에 영향을 준 정치·안보 문제가 무엇인지 입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열린 자세로 고려하겠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이 우리에게 최후통첩하고 자신들의 뜻을 강요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번 사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카타르와 아랍권 4개국 모두 협상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타르는 단교에 따른 경제 봉쇄 조치를 서둘러 해제할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이고 아랍권 4개국은 카타르에 대한 강경한 조치가 서구 동맹국들의 등을 돌리게 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걸프 지역 외교 소식통은 “신속한 해결책은 없지만 기나긴 협상 절차와 긴장 완화의 서막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측이 협상하게 된다면 카타르 왕실 소유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비판적 논조를 누그러뜨리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일부 추방하거나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재정 지원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그러나 양측이 아직은 서로의 입장을 굽혀 양보할 의지가 많지는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