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의 관계 원상회복…빈곤층 지원분야 반부패 소탕령

▲ 화상전화회의에서 부패 소탕령 내리는 왕치산 서기.

중국 반부패 사정작업의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중국 내외에서 나돌았던 잠적설을 불식하고 공개석상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모습을 감춘 동안 정경유착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는 등 각종 의혹과 소문에 시달려온 왕치산 서기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재확인하고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4일 행방불명 40일 만에 구이저우(貴州)성 기율검사 공작회의에 참석한 왕 서기가 열흘만에 또 다시 중국 관영 중앙(CC)TV 메인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聞聯播)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왕 서기는 3일 전국 12만여명의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빈곤층 지원분야 감독을 위한 기율 집행 문책공작 화상 전화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빈곤층 지원 관련 부패 소탕령을 시달했다.

▲ 구이저우성 기율검사 공작회의에서 업무지시 내리는 왕치산 서기.

이와 관련, 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는 왕 서기가 과거 화상 전화 회의를 소집한 적이 많지 않았고 참석 간부들이 무려 12만여 명에 달하는 초대규모였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정계 관측통들의 이목을 끌었다고 지적했다.

왕치산 서기는 특히 이날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이 집권 이후 빈곤층 지원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는 점을 강조함에 따라 시진핑 주석과 왕치산 서기의 제휴관계가 원상회복했다는 신호라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미국에서 중국 지도부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고 있는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의 공격 표적이 돼온 왕 서기는 지난 5월13일 베이징에서 라오스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잠적설이 나돌았다.

궈원구이는 시 주석이 왕 서기의 부패 연루 혐의에 대한 조사를 푸정화(傅政華) 공안부 부부장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는 가하면 왕 서기의 부인 야오밍산(姚明珊)이 조카를 통해 하이난항공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국적자로 미국 각지에 호화주택과 부동산을 사놓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나 왕치산 서기는 모습을 감춘 지 40일 만인 지난달 20∼22일 구이저우성 기율검사 공작회의에 참석해 현지 간부들에게 “양호한 정치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삼림감시원이 돼 달라”고 요구하며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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