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속의 거울신경, 타인의 쾌락을 복사”

▲ 3일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 비즈니스컬처스쿨 제18강에서 황교익 맛 칼럼리스트가 ‘음식쾌락은 어떻게 탄생하였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경상일보 비즈니스 컬처스쿨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특강
“먹방·쿡방도 거울신경 영향
결핍 부분 간접적으로 해결”

“오로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음식쾌락의 완성은 다른 사람과 함께 느끼고 감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지구상에서 인간만이 음식을 쾌락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인간의 음식에 대한 쾌락은 어디서부터 오는것일까.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지난 3일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사 제7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강의를 통해 제시했다. 이날 황 칼럼니스트는 ‘음식쾌락은 어떻게 탄생하였나’를 주제로 인류가 생존을 위해 먹게 된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이를 반영한 최근의 방송트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황 칼럼니스트는 “인간은 육식동물로서도 초식동물로서도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 대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든 닥치는대로 먹어대기 시작했다”며 “인간의 미각이 느낄 수 있는 맛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다섯 가지인데 사실 신맛과 쓴맛은 생존을 위협하는 금기의 맛”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신맛과 쓴맛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우리 뇌속의 ‘거울신경’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주 순수한 인간의 미각, 예를 들면 아이들은 신맛을 먹으면 몸을 부르르 떨고 인상을 찡그린다. 바로 몸이 거부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신 음식을 주는 엄마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거울신경이 그 쾌락을 복사한다. 즉 죽음의 공포이자 본능을 이겨내고 신 음식을 먹어낸다”고 말했다.

황 칼럼니스트는 최근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먹방과 쿡방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거울신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맛있게 먹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거울신경이 그 사람의 쾌락을 복사해 기분이 좋아진다”며 “이러한 방송이 인기를 끄는 것은 결국 인간의 결핍된 부분을 보여줌으로써 간접적으로 해결해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황 칼럼니스트는 우리나라 제1호 맛 칼럼니스트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 농민신문사 기자 등을 거쳐 현재 사단법인 끼니 대표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서울을 먹다>와 <미각의 제국> 등이 있으며, tvN ‘수요미식회’ ‘알쓸신잡’ 등의 프로그램에 고정출연 중이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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