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건설·부동산업자 328명 표본점검…세금 345억원 미신고 적발”

▲ 국세청.

“가족간 부동산 증여하고 양도로 위장한 47명 적발”

 

국세청이 부동산 등기자료를 활용하지 않아 세금 수 백억 원을 덜 걷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부동산건설·매매업자가 한 양도거래 중 328명을 표본점검해 345억 원의 세금누락을 확인했다. 

또 3만7천여 건의 거래에서 세금을 미신고한 혐의가 추정되돼 실제 누락된 세금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은 5일 국세청 본청과 6개 지방국세청이 부동산 과세자료를 제대로 활용했는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감사원은 ‘부동산 과세자료 활용실태’ 감사를 연간 업무계획에 포함하고 올해 3월13일부터 4월7일까지 5명의 인력을 투입해 실지감사를 했다.

건설·부동산업자가 사업용 부동산을 양도하면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개인용 부동산을 양도하면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국세청은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건설·부동산업자의 양도거래 자료를 개인납세국과 자산과세국이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했지만, 담당 부서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2011년∼2015년 등기자료 50만 3000여 건을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50만 3000여 건 가운데 328명에 대한 자료를 표본점검한 결과 55명이 345억 3000여만 원의 세금을 미신고한 것으로 확인했다.

예컨대, 건설업자 A씨는 2013년과 2014년에 경북 예천군에 주택, 오피스텔 등 31건의 건물을 짓고 44억여 원에 판매했음에도 가산세를 포함한 종합소득세 5억 7000여만 원과 부가가치세 1억 6000여만 원을 신고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표본점검 대상 외 나머지 등기자료를 전산으로 분류한 결과, 양도거래 3만 7000여 건과 관련해 건설·부동산업자 2만 6000여 명이 세금을 미신고한 혐의가 있다고 추정했다.

감사원은 36개 세무서장에게 미신고 세금 345억 3000여만 원을 징수하고, 양도소득세 등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가 있는 3만 7000여 건에 대해 조사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국세청이 부동산 등기자료를 활용해 검증작업을 하지 않아, 46개 법인이 법인세 130억 원을 미신고했음에도 그대로 둔 사실을 적발했다.

법인이 비사업용 토지 등을 양도한 경우에는 양도소득금액의 10%를 법인세로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감사원은 2013년∼2015년 부동산 등기자료를 활용,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누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971개 법인을 가려내 검증했다.

감사원은 35개 세무서장더러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누락한 46개 법인에 130억 원을 징수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배우자와 부모·자녀 등 직계존비속에게 부동산을 직접양도 또는 우회양도한 경우 증여로 추정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음에도 국세청이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사례들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2011년∼2016년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게 부동산을 직접 양도한 거래 1천286건과 우회양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 86건을 가려내 검증했다.

그 결과 감사원은 46명이 주택을 가족에게 증여했음에도 양도한 것으로 위장신고했다고 밝혀냈다.

감사원은 34개 세무서장더러 이들 46명에 대해 증여세 6억 6000여만 원(가산세 포함)을 징수하라고 통보했다.

또, B씨가 충남 공주의 아파트를 큰어머니에게 양도했고, 3년 내 큰어머니가 B씨의 아버지에게 다시 양도한 데 대해 B씨가 아버지에게 우회 양도했다며 공주세무서장더러 6600여만 원의 증여세를 징수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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