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양성평등시대를 열다(3)첫 출발은 일·가정 양립

 

일하는 여성만의 양립 넘어
모든이의 워크 라이프 밸런스
이정희 울산여성가족개발원장
“가족친화직장교육 등 뒷받침때
맞춤형 지원정책 파급효과 기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지역여성단체와 여성 전문가의 활동에 기대감이 높다.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적 구성은 지역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여성들과 다양한 도시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각종 제도 개선에 노력하겠다.(울산여성포럼 정책제안 토론회)

#여성계의 힘과 지혜를 모아 지역사회 여성의 권익신장과 화합을 도모하고 나아가 ‘여성과 가정이 행복한 도시, 울산’을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 모두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자. 인식변화를 유도하는 뜻깊고 보람된 사회활동에 모두가 참여하자(울산시여성단체협의회장 취임식)

#여성경제인구를 늘리는 것은 도시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좀더 도전적인 목표와 과제 설정으로 여성과 가족 등 지역사회 삶의 질을 높이는 대안이 많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의 실현은 인적 베이스에 쇄신의 바람을 불어넣는 것부터 시작된다.(울산여성가족개발원 개원3주년 기념식)

최근 울산지역 여성단체 및 기관이 마련한 기념행사가 열릴 때마다 김기현 시장을 비롯한 지역 인사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제언했다. 지역사회 양성평등실현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에 이를 효과적으로 이끌수 있는 마중물이 무엇인가 하는데는 남자와 여자 할 것없이 도시발전을 고민하는 모든 이의 숙제나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대안이나 실천과제가 도출됐지만 그 중 급선무로 꼽히는 건 언제나 ‘일·가정 양립’의 문제였다.

‘일·가정 양립’은 개인의 일(Work)과 생활(Life)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한때 일하는 여성들의 일과 가정(family)의 양립에 한정되어 사용되다가 노동관(勞動觀)의 변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화가 진행되면서 남자와 여자, 기혼과 미혼을 불문하고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워크 라이프 밸런스라고 하는 개념으로 발전하는 단계에 와 있다.

일과 생활의 조화는 근로자의 업무에 대한 만족감이나 기업에 대한 충성심, 사기를 향상시킨다. 그렇기에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사원의 생활을 배려한 제도나 프로그램에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 의한 워크 라이프 밸런스 지원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도나 보육이나 간호에 대한 지원, 건강촉진, 교육지원, 장기휴가 제도 등이 있다.

하지만 울산지역의 경우 대표적인 중화학공업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할 뿐 아니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가장 낮고 지역 성평등지수 또한 하위등급에 속한다. 또한 울산지역의 산업 특성상 근로시간이 길고 타 지역에 비해 외지인 비율과 핵가족 비중이 높아 돌봄의 공백이 예상되므로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족친화제도 시행의 필요성이 클 것으로 추측됐다.

이에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은 지난해 ‘울산시 일·가정양립을 위한 가족친화 직장환경 조성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 울산지역 기업들의 가족친화제도 시행 실태와 정책요구도를 파악해 가족친화직장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연구결과 개발원의 제안은 △울산광역시 일·가정양립지원 인프라 구축 △지역 사회 일·가정양립 가치 확산 △지역 기업 맞춤형 가족친화정보제공 3가지로 크게 구분된다. 세부적으로는 △가칭 ‘일가정 양립지원센터’ 설립 △일·가정양립 유관기관 간 거버넌스 구축으로 가칭 ‘울산시 일·가정양립지원협의회’ 구성 △울산여성 대체인력뱅크 구축 △지역기반의 가족친화단지 가칭 ‘가족친화닷컴’ 조성 △시민과 함께 하는 가족친화프로그램 가족친화컨설턴트 양성 및 컨설팅 지원 △가족친화 CEO포럼 구성 등을 제안했다.

이정희 울산여성가족개발원장은 “지역 맞춤형 가족친화직장교육이 중요하다. 이는 중앙 및 타 지역의 사례를 단순히 반복하는 수준이어선 안된다. 현 산업구조를 반영한 제언과 여성일자리 창출과 정착을 도모하는 두가지 방향에서 함께 진행돼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가족친화 CEO포럼 구성’과 같은 베이스가 뒷받침되고 지역 맞춤형 지원책을 개발한다면 울산의 특수성도 반영할 수 있고 파급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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