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한련초

▲ 물기 있는 땅에 자라는 한해살이풀 한련초.

발모제 원료·흰머리도 검게 만들고
무독성 장기 복용에도 부작용 없어

줄기에 상처를 내면 먹처럼 까만 즙이 흘러나오는 풀이 있다. 한련초다. 잎이나 줄기에 상처가 나면 맑은 빛깔의 진액이 흘러나오는데, 30초쯤 지나면 곧바로 까맣게 바뀐다. ‘웨텔로락틴’이라는 성분이 공기와 닿아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련초는 물기 있는 땅에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한방 약명으로는 예장초라 부른다. 묵한련, 묵두초, 묵초, 묵채, 묵연초, 한련풀로도 불린다. 모두 먹처럼 까만 즙이 나온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키는 20~50㎝ 정도 자라고 잎과 줄기에 뻣뻣한 털이 있다. 맛은 달고 시며 성질이 평하고 독이 없다.

한련초는 희어진 머리를 검게 하고 수염을 잘 자라게 하는 약초로 명성이 놓다. 실제로 한련초 즙 혹은 진하게 달인 물을 먹거나 머리카락, 수염, 눈썹 등에 바르면 털이 빨리 자랄 뿐만 아니라 빛깔도 검어지며 숱도 많아진다. 시중에 판매되는 발모제 원료로도 쓰인다.

무엇보다 부작용 없는 천연 비아그라다. 양기부족 등 갖가지 남성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효력이 탁월하다. 보음(補陰), 보정(補精) 작용이 뛰어나서 오래 먹으면 뼈와 근육이 튼튼해지고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지며 무병장수한다. 양기를 세게 할 뿐만 아니라 신장기능이 허약해서 생긴 요통, 오줌이 뜨물처럼 뿌옇고 걸쭉하게 나오는 증상, 사타구니가 축축하고 가려운 증상 등에도 효과가 좋다. 여성의 자궁염이나 생리불순, 생리통, 냉증, 불감증 등에도 뛰어난 효력을 발휘한다.

▲ 김동해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한련초는 독성이 없으므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오랫동안 복용하더라도 부작용이 없다. 민간에서는 자궁암, 식도암, 피부암 등에 한련초를 써서 효과를 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피부병, 상처와 염증, 풍치, 구내염, 축농증, 어지럼증, 입맛이 없을 때, 피가 멎지 않을 때에도 효과가 있다.

한련초는 어린 줄기와 잎을 나물로 먹는다. 약재로 쓸 때는 7~8월 꽃이 필 무렵 전초를 채취한 뒤 잘게 자르고 그늘에서 말린다. 이를 가루를 내어 물ℓ에 건재 10~15g 정도를 넣은 뒤 달여서 복용한다. 생풀을 짓찧어 그 즙에 머리를 감는다. 피부병에는 환부에 바른다. 효소를 담을 땐 생풀을 잘게 자른 후 재료 무게 80% 무게의 설탕을 섞는다. 최대한 녹인 뒤 용기에 담아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김동해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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