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차 울산국제학술관광대회

▲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최근 관광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관광의 형태가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가운데 74%가 개별관광객(FIT)으로 나타났으며 국내관광에서도 2016년 제주도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 중 개별관광객의 비율이 93%에 까지 이르고 있다.

이렇듯 국내·외를 막론하고 관광객들이 개별관광을 선호하는 이유는 관광객들의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는 욕구를 패키지형태의 단체관광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관광시스템에서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사실상 가능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즉 최근의 관광객들에게 있어서 관광의 대상은 역사유적이나 자연경관 등에 머물러 있지 않고 맛집, 쇼핑거리, 사진명소 등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점점 더 확장되고 있으며 관광객들은 개별관광을 통해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관광을 즐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연출된 관광지가 아닌 지역주민의 자연스러운 일상 자체가 관광매력으로 인식되면서 주요 관광지역뿐 아니라 도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주거지역이나 대학가 등 까지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관광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2017 울산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도시로 도약을 꿈꾸는 울산시의 도시관광 전략에 어떤 시사점을 가질 수 있을까?

우선, 울산 관광매력의 범위를 전통적인 관광자원의 범위를 벗어나 울산이 지닌 보다 다양한 측면까지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울산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관광매력으로는 고래문화특구, 대왕암공원, 십리대숲, 반구대암각화, 언양불고기, 간절곶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각각의 관광자원은 전통적으로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찾는 유인요인으로서 울산이 매력있는 관광목적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이 됨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 대도시 가운데 하나인 울산은 이러한 전통적 관광자원 이외에도 다양한 현대적 관광매력을 갖고 있는 도시이다.

예를 들어 국내 최고 수준의 백화점이 위치한 울산 최대의 번화가인 삼산동에서 지역주민들이 일상적으로 형성하는 자연스러운 도시적 매력조차 현대관광에서는 중요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다양한 욕구를 지닌 개별관광객 중심으로 전환되는 관광시장에서 울산이라는 도시가 지닌 일상적·현대적 요소가 관광홍보자료, 관광코스 개발, 온라인 홍보 등 울산 도시관광 마케팅 과정 및 관광예산의 배분 과정에까지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울산을 일상적 매력이 풍성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모든 물리적·비물리적 요소가 관광매력이 될 수 있는 도시라는 공간에서 이런 일상적 매력을 창출할 수 있는 주요 주체는 도시를 주거·업무·여가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도시민이다.

도시의 정체성과 도시의 문화는 도시민들이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저마다의 다양한 개성을 분출할 수 있을 때 이러한 개성들이 모여 형성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의 독특한 매력을 창출하기 위해 공공부문은 이 자생적인 과정을 제도적·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많은 도시들이 추진하고 있는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등은 정책적 지원의 좋은 예가 될 수 있으며 울산 중구에서 지난해 추진한 ‘도시를 살리다’ 프로젝트도 다양한 연령층이 자생적으로 문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든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관광객만을 위한 인위적인 관광개발이 아니더라도 울산시민들이 즐겨찾는 산책·데이트 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태화강·무거천 등에서 더 많은 울산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 울산대 앞에서 울산의 젊은 대학생들이 풍성한 대학가 문화를 형성할 때 울산도시관광의 매력은 자연스럽게 향상될 수 있다.

관광시장의 전환기이자 울산관광이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국·내외 관광학자 및 관광전문가 800여명이 이번 7월5일부터 7일까지 울산에 집결하여 ‘전환기시대의 새로운 지역관광 패러다임 모색, 울산관광의 성장과 도약’이라는 주제로 열띤 학술의 장을 펼치게 된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제82차 한국관광학회 울산국제학술대회가 울산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해 울산의 새로운 먹거리로서 관광의 전략방향을 미래지향적으로 논의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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