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국내·외 절차로 빨라야 2022년께나
교류의 장 통한 지속적 관심 필요

▲ 성인수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건축학부 교수

울산에서 반구대암각화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여러 나라 고고학, 생물학, 역사학자들이 울산에 모여 반구대 암각화와 세계 고래바위그림에 대해 토론했다.

이런 교류의 장을 통해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 학계의 지속적 관심을 받아야 한다. 10년째 보존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현재 상황이라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빨라도 2022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1972년에 시작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제도에 우리나라는 1988년 가입했고, 1995년 12월 종묘,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1997년 수원 화성, 창덕궁이, 2000년 경주 역사지구, 고인돌(고창, 화순, 강화) 등이 등재됐다.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2009년 조선 왕릉, 2010년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 2014년 남한산성,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등 모두 12곳이 등재됐다.

인류무형유산에는 울산의 무형유산 ‘처용무’를 위시해 ‘농악’ ‘김장, 김치를 담구고 나누는 문화’ ‘아리랑, 한국의 서정민요’ 등 22종의 우리 유산이 등재됐다. 중국은 문화유산 50곳에, 무형유산 38종을 등재했는데 ‘중국 조선족의 농악무’가 포함됐다. 북한도 인류무형유산에 ‘김치 담그기 전통’과 ‘조선민요 아리랑’ 등 2종을 등재했다.

우리는 세계기록유산에 ‘훈민정음 해례본’ ‘조선왕조실록’ ‘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 등 13종류나 등재했다. 중국은 건축설계도 및 모형과 문서인 ‘청조의 양시 레이고문서’ 등 10종류를, 일본은 998년부터 1021년 사이 기록인 ‘미도칸파쿠키:후지와라노 미치나가의 원본 일기’등 5종류를 등재시켰다.

필자는 1994년, 2004년 각 1년씩 방문교수로 미국에 거주하며 전역을 여행했다. 1995년 여름 남유럽을 유레일 기차로 40일 가족배낭여행을, 1996년 여름 북유럽 30일 자동차 가족여행을, 그리고 건축여행도 했다. 여러 대륙 여기저기, 도시를 여행하면서 ‘세계는 넓고, 세계문화유산도 많다’고 알게 됐다. 그 전에는 세계문화유산을 잘 몰랐고, 우리나라의 좋은 문화유산에도 소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05년 2학기 울산대학교 교양과목으로 ‘세계문화유산’을 만들었다. 2005년 3월기준 가입국 180개국 중 8월 137개국의 총 812곳(sites)의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됐고, 이 중 628곳이 문화유산, 160곳이 자연유산, 24곳이 복합유산이었다. 2008년 1월 기준으로는 가입국 184개국 중 141개국의 총 851곳의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됐고, 이 중 문화유산 660곳, 자연유산 166곳, 복합유산 25곳이었다.

지금 세계 165국가의 유산 중에서 문화유산 814건, 자연유산 203건, 복합유산 35건, 공동경계유산이 34건, 등재철회유산 2건, 위험에 처한 유산 55건이 있어 모두 1052건이다. 세계정세로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이 많아졌다. 어느 나라 세계유산 할 것 없이 인류를 위해 모두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반구대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국내절차와 국외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쳐야 한다. 유네스코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돼 있는 반구대암각화는 이후 3단계 절차를 거친다.

우선등록대상 신청과 선정, 등재후보 신청과 선정, 최종등재대상 선정으로 진행된다. 최종등재대상이 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를 모두 통과하는데 대략 2년 이상 소요된단다.

국외절차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 후 1년6개월 동안 진행되는 서류검토와 현지조사, 그리고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에서 결정된다. 현재 유네스코 176개 국가 잠정목록에 든 세계유산은 1710종류에 달한다. 우리는 16곳의 잠정후보를 확보했고 중국은 61곳, 일본은 10곳의 잠정후보를 확보하고 있다. 2017년 7월2일~12일 41차 세계유산위원회가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34곳의 세계유산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 언젠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반구대 암각화를 기대한다.

성인수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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