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출 기자 사회부

“우리는 중국 사람 아니고 중구 사람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아파트에 살면서 위층에서 누수가 생겨 아래층이 피해를 봤다면 누가 보상해줍니까”

울산 태화·우정·유곡동 재난대책위원회가 최근 중구청에서 항의집회를 열면서 외친 목소리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한국방재학회에 의뢰한 용역에서는 침수피해의 직접적 원인이 설계빈도를 초과하는 기록적 호우라고 발표하면서 오히려 분란만 키웠다.

대책위는 이 용역이 “짜맞추기식 용역”이라며 연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함월산 중턱을 깎아 혁신도시를 만들면서 저류조 등을 부실하게 만들어 태화시장 일원이 유례없는 침수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혁신도시 조성 이전에는 침수피해가 없던 곳이 혁신도시 조성 이후 침수된 것은 명백한 ‘인재’라고 보고 있다.

주민들이 이토록 LH를 불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혁신도시를 개발하면서 논란이 된 부실시공, 혁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한 정보공개 미흡 등이 그 바탕에 깔려있을 것이다.

최근에 열린 대책위의 주민토론회에서 하천학회의 한 관계자는 “용역의 대부분이 발주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용역을 발주한 기관이 이런 저런 연구결과를 내달라고 제안이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하천학회는 그런 용역은 하지 않는다”고 모두 발언에서 밝혔다.

하천학회는 현재 중구청의 의뢰를 받아 태풍 차바 홍수피해 원인분석과 방지대책 수립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용역을 통해 피해가 컸던 태화시장 일원의 혁신도시 우수대책과 우수대책이 제 기능을 다 했는지 집중조사해 피해 주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

10월께 최종 결과가 나오는 만큼 객관적인 용역으로 확실한 원인 규명과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태화시장 일원의 주민들이 비만 오면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도록 ‘인재냐 천재냐’에 대한 분란을 잠재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봉출 사회부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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