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구 방어동에 위치한 슬도 전경.

방파제 따라 해안산책길 이색
곰보바위·무인등대 ‘포토존’
소리로 그려내는 동구의 풍광
소리체험관에서 만날 수 있어

동해의 파도와 바람이 빚어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이번 여행지는 울산 동구에 위치한 슬도다.

우리가 다녀온 곳의 풍경은 흔히 소리와 함께 기억된다고 한다. 슬도에 가면 푸른 바다의 시원한 파도소리, 새벽 숲의 고요한 바람소리, 산 골짜기 속의 맑은 계곡 물소리 등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동구의 풍경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동구 방어진항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슬도는 섬 전체가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대략 120만 개에 달하는 구멍들은 석공조개의 일종인 돌맛조개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슬도의 바위 구멍 사이로 드나드는 파도 소리가 마치 거문고 소리처럼 구슬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슬도’다.

슬도 입구에 들어서면 방파제를 따라 바닷길이 이어진다. 방어진방파제를 따라 조금만 걷다보면 곰보처럼 구멍으로 섬 전체가 뒤덮인 슬도가 나타난다. 슬도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ㄱ’자로 꺽인 구간을 계속 따라가다보면 1950년대 말에 세워진 무인등대로 이어진다. 슬도에서의 추억을 남기기 위한 포토존으로 그만이다.

▲ 슬도 입구에 위치한 울산소리체험관.

슬도에 왔다면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또 하나 있다. 지난해 7월 개장한 전국 최초의 소리 전문 체험관인 ‘울산소리체험관’이다.

소리체험관에서는 동구의 소리를 주제로 한 울산 동구 소리9경을 직접 듣고 체험할 수 있다.

소리9경 중 제1경인 동축사 새벽종소리는 첫 닭이 훼를 친 뒤 여명과 동시에 온 마을과 산천초목을 깨어나게 했던 동축사의 종소리를 담고 있다. 이어 마골산 숲 바람소리, 옥류천 계곡 물소리, 울기등대 무산소리, 대왕암공원 몽돌 물 흐르는 소리, 슬도 명파 등 동구의 풍경을 담은 소리를 들려준다. 이와 함께 울산 동구에서만 들을 수 있는 생생한 일터의 모습도 소리로 체험할 수 있다.

울산의 산업사를 이끈 현대중공업의 엔진소리와 조선소의 출항 뱃고동 소리는 산업수도로 성장한 울산의 발전사를 담고 있다.

올 여름 슬도에서 동구의 아름다운 풍경과 소리로 잊지 못 할 추억을 만들어보자.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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