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때는 흰 구름 더불어 왔고 갈 때는 함박눈 따라서 갔네

올 때는 흰 구름 더불어 왔고 갈 때는 함박눈 따라서 갔네
법정 지음
책읽는섬
131쪽/ 1만1000원

법정(1932~2010) 스님의 입적 7주기를 맞아 법정 스님이 평소 아꼈던 선시(禪詩) 82편을 엮은 시집. 의상, 효봉, 휴정 등 25명의 승려를 비롯해 왕유, 김소월 등 중국과 한국의 시인들의 담백한 시구가 담겼다.

‘보았네 못 보았네 떠들지 말고/ 그대도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 손님 접대는 다만 이것뿐/ 절집엔 원래 잔정 따윈 없다네.’ 이같은 작자 미상의 시 열다섯 편도 소개된다.

시 한 편 던져두고 돌아서 이름없이 표표히 떠나버린 이들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법정 스님은 ‘정치인과 경제인의 입에서 시가 외워지고 공무원이나 사무원들의 메모지에 몇 줄의 시가 적히며, 주부들의 장바구니에도 싱그러운 봄나물과 함께 산뜻한 시집이 들어 있다면…’이라며 촉촉한 비처럼 시가 온누리를 적시는 세상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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