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동구 동부동 ‘백옥세탁소’ 김용민·김진희씨 부부

▲ 울산시 동구 동부동에서 25년째 백옥세탁소를 운영중인 김용민, 김진희씨 부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4년째 직접 수거와 배달 계속
재료비 급등에 올해초 가격인상
울산 평균가격보다 20% 이상 싸
공장형 프랜차이즈 급증에 걱정

김용민(59)·김진희(여·51)씨 부부는 올해로 25년째 울산 동구 동부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세탁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난 2011년 가게 단골 손님의 추천으로 착한가격업소에 지정됐다.

전남 강진이 고향인 남편 김씨는 결혼 전 친척의 권유로 동구 전하동에서 7년여간 세탁소를 운영했다. 혼자 세탁소를 운영하며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그는 세탁소 운영을 접고 다른 일을 해보기 위해 떠난 여행길에서 부인 김씨를 만났다. 이후 부부는 생업을 위해 결혼 후 함께 세탁소를 다시 운영하게 됐다.

남편 김씨는 “세탁소 일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가게 문을 닫고 머리를 식힐 겸 떠난 제주도행 여객선에서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다”면서 “와이프가 생업을 위해 세탁소를 다시 시작해보자고 적극적으로 나서 지금까지 가게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인 김씨는 동구에서 부지런하기로 소문이 났다. 개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오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면 세탁소 문을 열어 배달을 마치고 나면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퇴근길에 나선다.

부인 김씨는 “세탁소를 운영하다 보면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데다 노동시간도 길어 힘든점이 많지만, 부지런함을 밑바탕으로 열심히 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함께 일하는 남편과 세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24년 전 개점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직접 수거와 배달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지난 1998년 IMF이후 세탁비 인상없이 운영해왔지만, 최근 급등하는 재료비와 인건비를 버티기 어려워 올해 초 일부 품목의 가격을 20% 가량 올렸다. 가격 인상 후에도 부부의 세탁소는 울산지역 평균 가격보다 20% 이상 저렴해 착한가격업소를 유지하고 있다.

부인 김씨는 “최근 동구지역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가격을 올리는데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세탁용 기름과 약품 등 재료비 인상폭이 커 부득이하게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세탁소 문을 다시 연지 5년여 만에 가게를 장만하게 됐고, 임대료 부담을 덜면서 지금까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부부는 최근 경기 침체로 문을 닫는 세탁소가 늘고 있어 걱정이 크다. 부인 김씨는 “세탁소는 영세자영업자인데 경기가 어려워진데다 최근 저렴한 가격의 공장형 프랜차이즈 세탁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걱정이 많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동네 세탁소’는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동구지역 행사나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부부는 “앞으로도 지역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우리 세탁소를 찾는 고객들에게 저렴하고 질 높은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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