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 찾아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일에 전력을 다해야

▲ 배상문 위앤장탑내과 원장 내과전문의

최근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한다. 올해 대학을 들어간 딸의 말로는 신입생들조차 취업걱정을 한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낭만동아리(취미, 스포츠, 예술 등)는 신입회원 확보도 어렵다. 취업 준비 동아리에만 사람이 넘쳐난다. 선배들을 보면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한다.

정부는 ‘평등한 기회·공정한 과정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공공기관은 입사지원서에 출신지역, 가족관계, 신체적 조건, 학력 등에 대한 요구를 원칙적으로 할 수 없게 된다. 공정한 선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할 도구가 많지 않다. 패배를 납득하고 인정하려면 정량적 평가, 즉 객관식 시험 성적으로 줄 세우기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자기소개서나 면접만으로 뽑는다고 하면 배경(빽)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험 성적 외에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대학입시에도 입학사정관 혹은 학생기록부 전형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자기소개서나 학생기록부에서도 불리하리라는 짐작이다. 있는 집 자식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수능 점수만으로 평가하는 과거로 돌아가자고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것 말고는 인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험 성적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요즘 젊은 세대를 보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취직후에도 직장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기득권을 가진 기성세대는 힘들게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에게 더 관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통계에 따르면 취업자의 61%가 고용불안을 느끼고 국민의 45%는 자신이 하층민이라고 생각한다. 30대의 60%는 자기 자식세대도 하층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시대의 화두는 생존이다.

삼포세대라는 말이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 이유는 돈이 없어서다. 기업에서 임원이 돼 정년을 채우는 사람은 1000명 중 10명 안팎이다. 입사할 때부터 경영진으로 성장할 인재는 내정돼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원이 되는데는 실력과 운이 요구된다. 노동의 유연성이라는 명목으로 해고를 정당화한다. 그래도 정규직이라면 축하할 만한 일이다. 대부분은 비정규직 혹은 인턴이라는 불안한 신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들이 흘린 땀의 대가는 ‘열정페이’라는 이름의 적은 보수다.

직장인은 불안하다. 특히 30대는 그렇다. 모두가 향하는 곳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파악하고, 그것이 갖춰진 곳으로 찾아가야 하고, 없다면 만들어낼 각오가 필요하다. 모두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내 머리로 생각할 때 비로소 나만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 직장인의 대부분이 방황하는 이유는 이 정체성을 찾지 못한 데에 있다.

IMF이후 우리 사회는 ‘각자도생’이라는 한마디로 정의된다. 정보화 시대에서는 설득력있는 콘텐츠 생산자가 권력과 부를 가져간다. 콘텐츠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한다. 스토리가 스펙인 시대다. 남이 아닌 자기 이야기가 진정성을 인정받는다. 수동적인 환경에서는 자신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다. 행복해지기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독서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 때야 말로 독서할 때다.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변화 나아가 생존을 위한 독서다.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책을 읽는다고 돈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자기 주관과 정체성이 생긴다. 불안의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끝으로 힘들어 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주제넘은 말을 더한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길은 개척할 수 있다.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싫어하는 일이라고 낙담하지 말고 괴롭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재미없는 일에서 스스로 재미를 찾으면 결국 결과를 낸다. 먼 미래는 생각하지 말고 앞에 놓인 일에 전력을 다하자.

배상문 위앤장탑내과 원장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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