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은 울산시가 광역시로 승격한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울산광역시는 1997년 7월15일 경남도로부터 독립해 우리나라의 막내 광역자치단체가 됐다. 재정과 행정에서 자치권이 대폭 늘어난 울산은 지난 20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1인당지역내총생산(GRDP)이 1위로 뛰어오르며 ‘부자도시’라는 이름을 얻었고 단일 도시로는 유례가 없는 수출 1000억달러(2011년)도 달성했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급성장에 이어 광역시 승격은 또 한번의 도약을 경험하는 디딤돌이 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근래들어 울산은 성장정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제조업 중심의 생산도시가 맞닥뜨리게 된 4차산업혁명을 어떻게 융합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열악한 문화와 교육, 교통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도 여전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울산시는 13일 ‘울산비전 2040’ 선포식을 가졌다. 향후 20년을 향한 항해(航海) 지침서라 할 수 이는 ‘울산비전 2040’은 파워시티, 휴먼시티, 프레스티지시티, 콤팩트시티, 메가시티라는 5가지 도시모델을 달성해 ‘글로벌 창조융합도시 울산’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다. 경제가 활성화 되고(Power City) 친환경적이며 안전한(Human) 도시,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면서(Compact) 이웃도시로 외연이 확장된(Mega) 도시, 게다가 문화·교육적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분명 품격 있는(Prestige) 도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비전수립과 선포에 그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들어낸 비전이 화려한 선포식으로 끝나는 것을 자주 경험해왔다. 20년은 결코 먼 미래가 아니다. 비전 달성을 위한 시장의 강력한 추진력, 공무원들의 비장한 실천 의지, 그리고 시민적 공감대라는 삼박자가 시급하고도 절실하다.

울산시의 슬로건도 ‘더 라이징 시티(The Rising City·도약하는 도시)’로 바뀐다. 울산포유(Ulsan For You) 대신 내놓은 슬로건이다. 울산 간절곶이 유라시아대륙의 육지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sunrise)를 볼 수 있는 도시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슬로건은 한 도시의 이미지를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그로 인해 공동체의 정체성이 확립돼 애향심을 높이면서 널리 이미지 메이킹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의 산업수도라 불리는 울산인지라 도약하는 도시라 하는 것이 어색한 면이 없지 않지만 성장정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으로 성공한 슬로건으로 꼽히는 I♥NY(I LOVE NEWYORK)처럼 도시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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