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 자료사진

협상 통해 관세 부활땐
무관세 수혜품목 직격탄
車 대미수출 66% 차지
美 재협상 타깃으로 지목

미 행정부가 5년만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공식 요구하면서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울산의 자동차(자동차 부품)와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대미 수출에 먹구름이 끼이고 있다. 특히 미 행정부가 FTA 재협상의 타깃으로 지목한 자동차(부품)의 경우 울산의 대미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타격이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 무역의 장벽을 제거하고 협정의 개정 필요성을 고려하고자 한미 FTA와 관련한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한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개시하자고 공식 요구해 온 것이다. 한미 FTA 협정문에는 한쪽이 공동위원회 특별 회담 개최를 요구하면,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30일 이내에 응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개정을 논의하기 전에 한미 FTA로 인한 실제 영향과 과연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한미FTA 개정협상이 현실화되면 그동안 무관세 수혜를 받아온 자동차와 석유화학, 반덤핑 관세 부과에 직면한 철강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최대 수출국인 대 미국 수출액은 전년보다 13.7% 감소한 92억달러에 그쳤다. 울산의 대미 수출은 FTA 체결전인 2011년 81억달러에서 2014년 120억달러로 최고를 기록한 후 2015년 106억달러, 지난해에는 90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대미 수출의 66%(61억달러)를 점유할 정도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55억달러로 전년(60억달러) 보다 9% 감소했다. 자동차부품 수출은 5억9000만달러로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만약 한미 FTA 재협상 과정에서 관세가 부활하면 자동차(부품) 수출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게 된다. 또 무관세인 석유화학(4억8000만달러)과 반덤핑관세 피해를 보고 있는 철강(1억달러) 수출도 감소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다만, 석유제품(11억달러)은 2004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관세양허 협정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돼 수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정석 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은 “한미 FTA 협상이 현실화된다면 대미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울산 자동차산업이 큰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동차뿐만 아니라 석유와 석유화학, 철강 등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된 품목은 모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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