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브리사 택시 가격이 억대의 고급 수입차와 맞먹는다.

올 여름 극장가 ‘시대극전쟁’
오는 20일 선보이는 덩케르크
군함도·택시운전사등 잇따라
세계대전·일제강점기·광주
역사현장 재현에 많은 공들여

올여름 극장가의 키워드는 시대극이다. 이달 20일 개봉하는 ‘덩케르크’를 필두로 26일 ‘군함도’, 다음 달 2일 ‘택시운전사’까지 줄줄이 극장가를 찾는다.

시대극은 소품부터 의상, 세트까지 당대를 얼마나 잘 재현해내는지가 관건이다. 영화적 완성도는 물론 스토리의 사실성과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당히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 많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우연히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가 그날의 참상을 목격하는 내용을 다뤘다.

총 제작비는 150억원. 1980년을 재현하는데 상당 부분을 썼다.

특히 제작진이 가장 공을 들인 소품은 또 다른 주연 격인 택시다. 극 중 만섭은 기아차에서 나온 1973년식 브리사를 탄다. 국내에서는 일찌감치 자취를 감춘 추억의 차종이다. 제작진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일본의 중고 거래 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브리사를 찾아냈고, 각지에서 총 3대를 수입했다. 그러나 실제 운행하기에는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결국, 브리사를 해체해 요즘 차량인 아반떼의 구동계와 브리사의 외관을 얹히는 세밀한 개조 작업을 거쳐 ‘녹색 택시’를 완성했다.

이 영화의 관계자는 “수입과 도색, 공정거리 테스트 등 공정 기간만 7개월이 걸렸다”면서 “이런 점을 모두 따지면 영화 속 브리사 한대당 가격은 억대의 고급 수입차 가격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덩케르크’는 전쟁 영화인만큼 스케일이 훨씬 크다. 이 영화는 1940년 5월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해안에서 독일군에 포위된 40여만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이 민간 선박 900여 척의 도움을 받아 영국으로 철수하는 과정을 그렸다.

전투기 장면에서는 실제 스핏파이어 3대가 등장한다. 전투기의 위용을 느껴보려고 직접 스핏파이어를 타고 비행해봤다는 놀런 감독은 “촬영 때도 조종석 한쪽에는 실제 배우를 탑승시켜 날개 쪽에 달린 카메라로 클로즈업 샷을 찍고, 뒷좌석에는 실제 파일럿이 조종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군함도’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군함도의 재현이다. 군함도의 원래 이름은 하시마섬이지만, 일본 군함을 닮아 군함도로 불린다. 남북으로 480m, 동서 160m의 축구장 2개 크기만 한 인공섬이다. 섬 지하 전체가 탄광이며 갱도는 해저 1000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45년 일제강점기에 이 섬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내용인 만큼, 지옥 같은 섬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이 이 영화의 최대 숙제였다.

제작진은 숙고 끝에 강원도 춘천의 13만2000여㎡ 부지 위에 6만6000㎡ 규모의 초대형 세트를 지었다. 실제 군함도의 3분의 2 크기에 해당한다. 군함도의 상징인 지옥계단과 일본인과 조선인의 주거지역, 탄광지대, 유곽 등 군함도 내 공간도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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