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US여자오픈 우승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
우승상금 90만달러 획득

▲ ‘슈퍼 루키’ 박성현이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내린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직도 실감이 전혀 안 난다. 뭔가 구름 위를 떠가는 기분이랄까, 이상하다.”

‘슈퍼 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제72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500만달러)에서 우승한 뒤 첫 소감이다.

박성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6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의 성적을 낸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 박성현은 14번째 대회 출전 만에 자신의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90만달러(약 10억2000만원)다.

14번 홀(파3)까지 9언더파로 펑산산(중국), 아마추어 최혜진(18)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린 박성현은 15번 홀(파5)에서 약 7m 긴 거리 버디 퍼트를 넣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최혜진도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추격했으나 16번 홀(파3)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펑산산을 1타 차로 앞서던 박성현은 17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낚아 2타 차로 달아나며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다.

펑산산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하며 6언더파 282타, 공동 5위까지 밀려났고,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은 최혜진이 9언더파 279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은 세계 랭킹 1위 유소연(27)과 허미정(28)이 7언더파 281타로 공동 3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위 랭커 자격으로 출전한 이정은(21)이 공동 5위를 기록했다.

공동 8위까지 상위 10명 중 8명이 한국 선수들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이날 박성현의 우승으로 US여자오픈에서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또 올해 열린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4월 ANA 인스퍼레이션 유소연,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재미동포 대니엘 강(25)에 이어 이 대회에서 박성현이 정상에 오르는 등 한국 및 한국계 선수들이 메이저 우승을 싹쓸이했다.

박성현은 이번 US여자오픈 제패로 목표로 내걸었던 신인상도 사실상 예약했다.

박성현은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신인상 포인트 997점을 기록해 1위를 고수했다. 이미 이 대회 전 697점으로 2위 에인절 인(미국·359점)과 두 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던 박성현은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성큼 더 달아났다.

아울러 이 대회에서 우승 상금 90만달러를 추가한 박성현은 시즌 상금은 145만636달러를 쌓아 13위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공동 3위에 오른 유소연(27)은 169만9324달러로 상금 부문 1위를 지켰다.

미국 무대 첫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은 기자회견에서 “이전에도 다른 대회를 치르면서 우승 기회가 많았는데, US오픈에서 우승해 특히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샷 감각이 정말 좋았다. 4일 중 이틀 정도는 몰아치기가 나올 거로 생각했는데 그게 3·4라운드에 나와줘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번 우승으로 박성현은 지난해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다가 3위로 마친 아쉬움도 깨끗이 날렸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해보다 나아진 점은 경기에 여유가 생긴 것”이라며 “지난해의 경험 덕분에 오늘의 우승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캐디 데이비드 존스와의 호흡이 좋았던 점을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박성현은 “18홀 내내 한결같은 집중력을 가져가기가 어려운데, 오늘은 캐디의 역할이 매우 컸다”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캐디가 작은 농담이나 한마디를 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현지 취재진은 국내에서 활동할 때 박성현에게 붙은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별명을 미리 알고 질문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통역이 ‘저스트 셧 마우스 앤드 어택(just shut your mouth and attack)’이라고 의미를 설명하자 장내엔 웃음이 터졌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박성현은 “제가 다른 여자 선수와는 달리 공격적인 편이라 그런 플레이를 보시고 좋은 별명을 지어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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