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주 NH농협은행 동구청출장소 지점장

울산대교와 염포산터널이 개통되기 전에는 울산시 중심가에서 동구로 들어가는 길은 염포삼거리에서 현대미포조선 방향과 남목고개를 넘어가거나 무룡산터널을 통해 주전쪽으로의 길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염포산의 동쪽에 위치한 동구는 구의 경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뚜렷한 편으로 생활의 대부분을 동구 내(內)에서 해결하며 시골같은 ‘고향의 정(情)’을 느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동구하면 현대중공업이 떠오르는 것처럼 세계 최고의 배 생산기지 이기도 하지만 많은 관광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먼저 전국 100대 관광명소로 선정되기도 한 대왕암공원을 들 수 있다. 하늘로 높게 뻗은 소나무 숲과 함께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으면 가슴이 탁 뜨이는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작년에 개관한 ‘오토갬핑장’은 바다의 상쾌하고 포근한 바람을 느끼며 새로운 힐링의 공간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또한 대왕암공원과 맞닿은 일산해수욕장과 조선시대 말을 기르던 남목마성, 주선 봉수대, 파도가 밀려오면서 자갈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몽돌해변 등 찾고 싶은 곳들이 많이 있다. 방어진항에 자리잡은 소리체험관에서는 배 엔진소리, 마골산 숲 바람소리 등 동구의 9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슬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일몰은 시간을 멈추게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다. 울산대교 주탑의 높이와 같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이 ‘울산 12경’으로 새롭게 선정되기도 했다.

거기에 더해 올해 1월 울산대교 종점 대송지하차도위에 설치된 ‘프로펠러 조형물’은 실제 선박에 장착되는 엔진 부품과 동일한 사양으로 현대중공업에서 직접 제작되었으며 조선산업도시 동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유럽의 관문이자 상징으로 인식되는 파리의 에펠탑도 처음 세월질 당시 많은 지식인들이 예술도시 파리의 미관을 망치는 혐오스러운 쇠덩어리라며 건립을 반대하고, ‘파리의 수치’ ‘흉물스러운 철덩어리’라고 비판하며 파리를 떠난 예술가들도 있었다고 한다. 동구에 세워진 ‘프로펠러 상징물’이 선박과 관련해서 스토리텔링이 되어 동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흥미를 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또한 염포산터널과 울산대교의 개통으로 시 중심가에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되어 다소 외지고 어떤 면에서 섬처럼 느껴졌던 동구가 도시생활로 지친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로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울산 동구지역을 대왐암공원 위에서 바라보면 ‘배의 닻’ 모양을 닮았음을 알 수 있다. 배를 만드는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지역 모양이 배를 정지시키는데 이용되는 닻의 모양을 닮은 것은 재미난 우연이다. 배의 닻은 항구에 배를 안전하게 고정시키기 위해서도 이용되지만 배를 출항하기 위해서는 닻을 들어올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됨으로 ‘희망과 꿈을 가진 새로운 출발’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

동구지역은 조선업 경기침체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새벽이 가까울 때가 가장 어둡다’ 는 말처럼 조선경기의 빠른 회복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다시 활기를 찾길 기대해 보며 동구가 조선해양도시에서 더해 관광도시로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의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났으면 한다. 올해는 동구가 자치구로 승격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청소년을 지나 성인이 되는 동구가 조선해양도시에 더해 힐링의 관광지로 멋진 항해를 시작하길 기대해 본다.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동구의 닻’을 올려라!

이명주 NH농협은행 동구청출장소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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