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영상 퍼지며 찬반 논란…“구속해야” vs “복장의 자유 인정해야”

▲ 미니스커트와 배꼽티 차림으로 사우디를 활보하는 여성.

여성에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의 동영상이 퍼지면서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에는 긴 머리를 한 여성이 검은색 배꼽티에 무릎 위로 한 뼘 이상 올라오는 짧은 치마를 입고 사우디 나즈드 주 사막지대의 역사 유적을 활보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이 여성이 사막, 길거리 등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는 모습이 담겨있고, 이동 중 차 안에서 촬영한 ‘셀카’에서는 얼굴이 정면으로 나온다.

BBC는 이 여성이 ‘쿨루드’라는 이름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사우디 곳곳을 활보하는 여성 [유튜브 캡처][https://youtu.be/KLRUeik5hC8]
 
이 영상은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로 퍼지며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이 여성의 구속을 요구하는 해시태그가 등장하는가 하면, 복장의 자유를 주장하는 행위가 범죄가 돼서는 안 된다며 쿨루드의 용기를 칭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우리는 법을 지켜야 한다”며 “프랑스에서 니캅(머리를 가리는 스카프)이 금지된 것처럼 사우디에서는 아바야(이슬람권 여성이 입는 검은색 통옷 형태의 복식)와 단정한 옷을 입는 게 왕실의 법”이라고 적었다.

반면 작가 와엘 알-가심은 “분노에 찬 트윗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녀가 폭탄을 터뜨리거나 누구를 죽이기라도 한 줄 알았더니 그저 사람들 마음에 들지 않는 치마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 지난 5월 사우디를 방문한 이방카·쿠슈너 부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사우디를 방문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던 사실도 다시 거론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외국인 여성에 대해서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면서 사우디 여성에 대해서는 구속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에서는 여성들이 외출할 때 히잡과 아바야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외국인 여성의 경우 히잡은 쓰지 않을 수 있지만 아바야는 입는 것이 좋다.

사우디 여성은 보통 검은색 베일로 머리카락과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현지 언론 매체들은 정부가 복장 규정을 어긴 쿨루드에 대한 조치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 아바야를 입은 사우디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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