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방북 당시 발언 논란…동료 활동가들 “문재인 정부, 입국 허용해야”

▲ 평양에서 출발한 2015 국제여성대행진 참가자들이 24일 개성을 통과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그해 5월 24일 촬영, 25일 보도했다.

2015년 북한을 방문하고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어왔던 여성 평화운동가 크리스틴 안(안은희)의 입국을 한국 정부가 불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안 씨는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중국으로 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에 타려고 했으나,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돼 탑승이 거부된다는 말을 들었다.

안 씨는 어쩔 수 없이 상하이행 직항 비행기를 이용해 중국으로 가야 했다.

한국 법무부는 NYT에 안 씨가 국익과 공공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 안 씨의 입국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안 씨는 이에 대북 강경정책을 펼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남북 DMZ를 걸어서 건너는 ‘위민크로스DMZ’(Women Cross DMZ) 행사를 추진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블랙리스트에 넣은 것이 아니냐고 의심했다.

2015년 5월 미국의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어리드 매과이어 등 WCD 대표단 30여 명은 평양을 방문해 북측 여성들과 국제평화토론회, 여성대행진 등의 행사를 한 후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으로 넘어왔다.

안 씨의 입국불허에는 2015년 방북 당시 그가 한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당시 WCD 대표단의 김일성 주석 생가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안 씨가 김일성 주석이 “겨레와 인류를 위해 쌓은 수많은 업적 중 특기할 업적은 일제를 때려 부수고 조국을 해방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안 씨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북한 기자가 자신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씨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활동한 사람들의 입국을 불허한다면 이는 어두운 시대의 유산을 남겨놓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자신의 입국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안 씨의 동료인 스타이넘과 매과이어는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에 서한을 보내 안 씨의 입국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안 씨의 동료 활동가들은 서울에서 휴전 상태인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낼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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