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장관 “카타르가 테러세력 후원” 주장…“외교적 해결에 열려있다”

▲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왼쪽)이 19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카타르의 테러세력 지원 의혹이 대 카타르 단교 사태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랍권 4개국의 대(對) 카타르 단교 사태의 당사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가 각료를 한국에 파견해 자국 입장에 대한 지지 호소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UAE 에너지장관은 19일 서울 외교부 청사를 방문, 강경화 장관과 만나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카타르의 테러세력 지원 의혹이 단교 사태의 배경이라는 자국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 전체에 매우 중요하다”며 “카타르 사태 관련 당사국들이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상황을 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통해 슬기롭게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 마즈루이 장관의 소관 업무는 에너지 분야이지만 주된 방한 목적은 카타르 사태에 대한 자국 입장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함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UAE는 세계 각국에 각료들을 파견, 여론전을 펴고 있다.

알 마즈루이 장관은 이어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방한 목적을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아이들과 인류를 위해 테러 지원 세력과 싸우기 위함”이라고 소개한 뒤 “현 상황이 촉발된 것은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후원하고 테러 전력이 있는 이슬람 정파들을 후원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카타르의 위성방송국인) 알자지라의 경우 무슬림형제단의 자살 테러를 합리화하고 부추기는 내용을 설교 방송으로 내보냈는데, 이는 위험한 문제로서 중단해야 한다”며 “이라크, 시리아의 위험한 테러단체에 수십억 달러의 현금을 보내는 것도 중단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UAE를 포함한 4개국(지난달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 이집트)은 현 상황이 악화하길 바라지 않으며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외교적 해결에 대해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알 마즈루이 장관은 또 UAE 등 4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개최권 박탈을 요구했다는 보도와, 단교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알려진 카타르국영통신사의 ‘해킹 오보 사건’에 UAE가 개입했다는 보도를 각각 부인했다.

UAE 등 4개국은 지난달 5일 카타르와의 국교 단절을 일제히 선언했다.

이들 4개국은 사우디의 적성국인 이란, 이슬람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등과 카타르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심 하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카타르는 UAE 등이 단교 배경으로 거론한 테러세력 지원 의혹이 조작된 것이라고 항변하며 4개국의 단교 결정을 “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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