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터키 정부가 교과서에서 찰스 다윈의 진화론 내용을 삭제하고 지하드 항목을 추가한 새로운 교과 과정을 발표했다.

19일 터키 일간 휴리예트 등 현지 언론은 따르면 터키 교육부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새 교과과정을 설명하면서 학교의 과학 과목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뺐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애국심을 고취하는 차원에서 지하드 개념을 이슬람법과 기초 종교학 과목에 새로 넣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내용의 새 교과과정은 2017~2018년 학기 시작 때부터 적용된다.

이스메트 일마즈 터키 교육장관은 “다윈의 진화론은 대학에서도 더는 언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윈이 확립해 세계 대부분 나라가 현대 생물학의 근간으로 받아들이는 진화론이 터키 교육과정에서는 점차 제외돼 터키가 앞으로 이슬람 원리주의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마즈 교육장관은 회견장에서 “새 정책에 따라 앞으로 진화론 수업은 금지되고 모든 학교는 예배실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드 개념이 수업 내용에 추가된 것에 대해선 “지하드의 진정한 의미는 ’성스러운 전쟁‘이 아니라 당신의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터키 교원노조가 이러한 결정을 두고 “터키의 학교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히는 등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터키 일부 학계에서는 터키가 학교 교육에서 진화론을 금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나라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새로운 교육과정을 이미 승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군부 쿠데타를 진압한 후 배후세력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숙청을 단행해 입법, 행정, 사법은 물론 ‘제4의 견제세력’으로 불리던 세속주의 성향의 군부마저 제압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