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지난 18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전국의 합창인들이 주목한 연주회가 열렸다. 울산시립합창단 100회 기념연주에 역대 지휘자들이 초청돼 연주를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초청된 역대 지휘자는 다름아닌 국립합창단 전·현직 지휘자 3명이다. 이 연주회는 전국의 합창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2000년에서 2006년까지 7년이나 울산시립합창단을 지휘한 나영수 교수는 울산에 오기 전 국립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를 지냈고 울산에서의 7년 임기를 마치고는 또 다시 국립합창단 상임이사 겸 예술감독으로 복귀하여 총 21년간 국립합창단을 이끌었다.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면서 합창계 원로역할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훌륭한 지휘자다. 전국의 합창단들이 그를 모시려고 많은 러브콜을 보냈으나 시립합창단으로는 유일하게 울산에서만 활동했다.

다음은 김명엽 교수. 국립합창단 재직시 울산의 러브콜을 받아 울산으로 자리를 옮긴 김교수는 울산시립합창단의 독일 순회연주 등 활발한 해외연주를 펼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울산에서의 임기를 마치고는 서울시립합창단 단장으로 부임하여 5년동안 우리나라 시립합창단의 맏형격인 서울시합창단을 이끌고 있다.

다음이 부끄럽지만 현재 국립합창단 상임이사 겸 예술감독인 필자다. 필자의 경우도 울산시립합창단의 초청을 받아 울산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재직하다가 국립합창단의 러브콜을 받고 지금까지 국립합창단을 지휘하고 있다.

역대 지휘자들의 위상이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합창단의 전·현직 지휘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세간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음악회가 울산에서 열린 것이다.

이렇게 보면 그동안 울산의 시정을 책임진 시장을 비롯하여 울산문화의 방향키를 쥐고 있던 울산문화예술회관 관장들이 얼마나 앞서가는 행정을 펼쳤는지,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났는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시립합창단의 역대 지휘자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예술행정에서 큰 업적을 이루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울산문화 행정이 이처럼 앞서가기를 바라며 관계자들에게 치하의 말씀도 드리고 싶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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