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때 일본이 가져갔다...1992년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 울산시청 청사 증축공사로 인해 이식된 ‘오색팔중 동백’이 한쪽 부분의 가지가 말라죽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임진왜란때 일본이 가져갔다
1992년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울산시청 화단에 자리잡았으나
작년 가을 청사 증축공사로
이식된 이후 가지·잎 말라가

울산시청 화단에 자리잡았던 오색팔중산춘 동백이 지난해 가을 청사 증축공사를 위해 이식된 이후 조금씩 말라가고 있다. 왜군이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가져갔다 400여년만에 울산으로 되돌아왔다는 오색팔중산춘 동백의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오전 울산시청 광장 화단에는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가 발견해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치면서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 오색팔중산춘 동백이 심어져 있다.

울산이 원산지지만 울산에서 사라졌다 지난 1989년 일본에서 발견돼 1992년 민간단체에 의해 울산으로 돌아온 의미있는 나무다.

하지만 이 동백나무는 시청 청사 증축공사를 위해 지난해 가을 인근 화단으로 이식됐고, 이후 가지와 잎이 조금씩 말라가기 시작했다.

이식 전이었다면 지금쯤 잎이 풍성하게 자랐겠지만 지금은 한 쪽 부분의 잎이 상당량 떨어졌고, 일부 나뭇가지는 고사해 인위적으로 잘라낸 상태다.

울산생명의숲 윤석 사무국장은 “지난해 가을 청사 증축공사를 위해 오색팔중산춘 동백을 이식한 이후 나무가 말라가고 있다”며 “왜군에 의해 일본으로 갔다 400여년만에 돌아왔다는 의미를 고려하면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하고 철저하게 이식을 진행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는 전문 조경업체에 의뢰해 이식을 진행했지만 동백이 한 자리에서 20여년간 묻혀있다보니 뿌리가 여러갈래로 확장돼 있었고 불가피하게 일부를 자르게 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나무의 의미를 고려해 일반 나무를 이식할 때보다 뿌리를 많이 남겼지만 일부가 조금 상하다보니 한 쪽 잎과 가지가 마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나무 전문가에 의뢰해 현재 상태를 살펴본 결과 완전히 고사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며, 동백의 경우 맹화력이 좋은데다 뿌리도 완전히 상하지 않아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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