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서울 신당동에서 손모씨(22)가 술에 취해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연인 간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이 재조명 되고 있다. 앞서 2016년 경찰청은 연인간 폭력 집중신고기간 운영결과를 공개했다. 경찰청 제공.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끔찍한 폭력 사건에 대중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신당동에서 손모씨(22)가 술에 취해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손씨는 전화를 하던 여성에게 대뜸 주먹을 휘둘러 여성을 내동댕이치고는 여러 차례 여성에게 폭행을 가했다.

주변에서 이 모습을 목격한 시민들이 나서서 여성을 피신시키자 손씨는 자리에서 사라졌다가 트럭을 몰고 다시 돌아와 피해 여성과 시민을 향해 돌진했다.

이윽고 손씨는 트럭을 몰고 도주했으나 시민들이 끝까지 추적하자 결국 폭행 장소로 다시 돌아와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체포 이후에도 손씨는 지구대에서 마시던 물을 경찰관 얼굴에 뱉고 고성을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

붙잡힌 손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65%였다. 손씨는 특수폭행과 음주운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19일 구속됐다.

피해 여성은 앞니 3개가 빠지고 다른 치아 2개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얼굴 여기저기에도 타박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건 당시를 촬영한 CCTV를 통해 남성의 무차별적인 폭행이 공개되자 연인 간 폭력의 심각성 역시 재조명 되고 있다.

연인이거나 연인이었던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 일어난 연인 간 폭력 사건은 2014년에 비해 1000건 이상 증가한 7692건이다. 지난해 통계에서는 무려 8367건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년간 일어난 연인 간 폭력사건 중 살인이나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된 사건은 모두 467건이다.

지난해 경찰청이 대대적으로 ‘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 기간’을 지난 2016년 2월부터 한달 간 운영한 결과, 한 달 사이에 전국에서 데이트 폭력 신고가 무려 1279건이나 접수됐다. 이중 가해자 868명이 입건됐으며 61명이 구속됐다.

적발된 연인 간 폭력 사건의 가해자는 20∼30대가 58.3%로 가장 많았으며, 40∼50대가 35.6%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피해자의 92%는 여성이었으며, 남성 피해자는 4.1%로 확인됐다. 쌍방 피해는 3.9%였다.

피해자들이 당한 피해 유형은 폭행·상해(61.9%)가 가장 많았고 이어 감금·협박(17.4%), 성폭력(5.4%) 등이었다.

홍영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범죄예방지원센터장은 “보복의 두려움이나 수치심으로 신고를 하지 못하거나 범죄라고 인식을 하지 못해 신고를 하지 않는 피해자를 고려하면 데이트 폭력 피해는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2월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데이트폭력처벌특례법’을 발의했지만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며 폐기됐다. 경찰 역시 지난해 3월 연인의 폭력 전과를 조회한 수 있는 ‘클레어법’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클레어법’은 도입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편 20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약자에 대한 폭력은 가장 치졸한 비인간적 범죄”라며 “데이트폭력 방지 및 처벌 강화 입법 방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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