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NYPD와 공조해 국제 범죄조직 인출책 라이베리아인 검거

▲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미국에서 불법 대출된 돈을 국내로 송금받아 인출하려고 한 라이베리아 출신의 20대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20일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시중은행 지점에서 피의자가 돈을 인출하기 위해 직원과 얘기하는 모습.

미국의 한 시중은행에서 위조된 신분증을 이용해 대출된 39만 달러가 국내 은행계좌로 송금돼 휘발될 뻔한 사건이 벌어졌다.

국제 난민 인정 절차를 밟으며 우리나라에서 지내던 라이베리아 출신의 20대 남성이 이 돈을 인출하려다가 실패한 뒤 경찰에 결국 붙잡혔다.

20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4월 17일 국내의 한 은행계좌로 미국 매사추세츠 소재 A은행 계좌에서 보낸 미화 39만 달러가 송금됐다.

한국 돈으로 약 4억 5000만 원에 달하는 이 거액은 미국에 사는 IT업계 종사자 B씨 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돈이었다.

B씨의 개인정보를 입수해 신분증을 위조한 국제 범죄조직의 수법에 미국 은행이 당한 것이었다.

다행히도 A은행은 대출금이 바로 대한민국의 은행계좌로 송금된 것을 수상히 여겨 즉시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했다.

돈도 전액 회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몰랐던 라이베리아 출신의 C(29)씨는 사흘 뒤인 4월 20일 경기도 동두천 소재의 해당 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계좌가 지급정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범행은 그렇게 실패했다.

C씨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에 들어와 국제 난민 신청을 한 뒤 섬유공장에서 일하면서 범행에 가담했다.

자신이 모국에서 성범죄를 당했다는 이유로 난민 지위 인정을 신청했으나 한 차례 기각됐다.

이후 도피생활을 하던 C씨를 경찰은 미국 뉴욕시 경찰(NYPD)과 미 연방수사국(FBI) 등과 공조해 지난달 말 검거해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앞서 B씨는 자신의 대출 피해 사건을 뉴욕시 경찰에 신고했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조직의 지시를 받아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했다”면서 “인출한 돈은 그 조직과 반씩 나누기로 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해당 조직의 규모나 실체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히지 못했으며, 경찰은 공범이 있는지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금융기관과 금융 이용자 모두 철저한 보안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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