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재단측 ‘거창한 여름연극제’로 명칭 변경…“법원 판결 존중”

▲ 거창국제연극제 개최 놓고 갈등.

같은 시기 유사 연극제 2개 동시 개막 혼란 불가피…“하나로 통합” 지적 여전

경남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은 올해 처음 여는 국제연극제 명칭을 ‘2017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에서 ‘2017 거창한 여름 연극제’로 바꿨다고 20일 밝혔다.

군과 재단은 애초 육성진흥회가 주관해 온 기존 연극제와 유사한 이름인 ‘거창국제연극제’ 명칭 사용을 불허한다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에도 ‘2017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를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군과 재단은 지난 18일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일부 인용 법원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과 가처분 효력집행 정지신청을 동시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군과 재단이 신청한 이의신청에 대해 ‘기존 가처분 결정을 인가한다’는 결정을 내려 앞으로 거창국제연극제와 관련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군과 재단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소모적인 논쟁을 피해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일 육성진흥회가 거창군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두 연극제 이름이 혼동될 가능성이 있다”며 육성진흥회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재판부는 “두 행사 명칭에 ‘거창국제연극제’라는 부분이 공통되는 데다 군과 재단이 계획하는 축제 장소가 연극제가 육성진흥회에서 오랜 기간 열어 온 수승대 야외극장이어서 두 연극제를 혼동할 우려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법원 판결에도 거창군과 육성진흥회에서 같은 시기에 연극축제를 준비하고 있어 연극인들과 연극 마니아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 포스터.

육성진흥회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15일까지 북상면 월성계곡과 원학골 등지에서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열기로 했다.

올해 연극제에는 독일과 한국 등 4개국에서 19개 연극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군과 재단도 오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위천면 수승대와 거창읍 일원에서 ‘2017 거창한 여름 연극제’를 열기로 했다.

이 연극제엔 러시아, 미국. 스페인 등 7개국에서 63개 연극단체가 참여하기로 했다.

군은 지난 1월 재단법인 거창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전문 예술감독을 채용, ‘연극! 찬란한 유산!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거창한 연극축제!’를 주제로 연극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유사한 성격의 연극제가 거의 동시에 열리는 것은 2015년 진흥회 구성원간 예산 등을 둘러싼 내홍을 겪자 당시 군의회가 국제연극제를 군이 직접 시행한다는 조건을 붙여 연극제 예산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연극계는 두 개의 연극제가 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군민과 관객의 박수를 받는 하나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군·재단 그리고 육성진흥회가 끝까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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