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대변초등교 학생들 서명운동

▲ 부산 기장군에 있는 대변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부산 해운대구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부산'에서 학교 이름을 변경하는 데 찬성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키자니아 부산 제공=연합뉴스

“대변초등학교에 다닌다고 하면 친구들이 자꾸 놀려요. 우리도 예쁜 학교 이름을 갖고 싶어요.”

1963년 정식으로 문을 연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초등학교에서 개교 54년 만에 교명 변경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학교 이름은 대변리라는 지명에서 따왔다.

대변리는 조선 시대 곡물 창고인 대동고 근처에 있는 항구라는 뜻인 ‘대동고변포’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변이라는 명칭 때문에 친구들에게 ‘똥’이라고 놀림당하는 어린이들에게는 마음의 상처가 되고 있다.

20일 학교에 따르면 부회장인 5학년 하준석군이 지난 2월 부회장 선거 공약으로 교명 변경을 내세워 열렬한 지지를 받았을 정도다.

학교 관계자는 “예전에도 아이들이 학교 명칭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심각한지는 몰랐었다”면서 “교명 변경이 학생회 선거 공약이 되면서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교장이 총동창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고 곧바로 교명변경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이때부터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지난 4월 학교 근처 대변항에서 열린 기장멸치축제를 계기로 대대적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학부모도 발 벗고 나서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 부산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달 들어 3차례 서명운동을 펼쳤다.

키자니아 부산 측이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듣고 입구에 서명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내줬다.

덕분에 지금까지 4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학교는 최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학교 이름을 공모했고 총동창회도 학교명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대변초등학교는 오는 8월 교명 변경추진위와 운영위원회를 거쳐 부산시교육청에 교명 변경을 요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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