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개관목표로 추진

2018년 9월 개관목표로 추진
지역 최초 근대역사관 불구
市 아닌 기초단체가 주도
중구역사 위주 편중 우려
콘텐츠 구축용역 해결 모색

울산 중구가 내년 9월 목표로 ‘울산근대역사관’ 개관사업을 추진하겠다(본보 6월20일자 14면·7월20일자 6면)고 밝힌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들이 중구 만의 공간이 아니라 울산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 주문하고 있다.

‘근대역사관’은 오래 된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가까운 과거, 멀게는 100년에서 가깝게는 20~30년 전 과거사를 보여주며 도시의 발전과정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추억의 공간이자 지역사를 새롭게 정리하는 기관이라 할 수 있다. 10여년 전부터 전국 광역시도급에서 근대역사관을 잇달아 개관하자 지난 50여년 간 산업수도 울산의 급성장을 반추하는 역사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고, 이에 울산의 성장기를 함께 해 온 중구가 나서면서 울산에도 관련 시설 개관을 눈 앞에 두게됐다.

하지만 울산시가 아니라 기초단위인 울산시 중구가 해당 사업을 추진하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우려 섞인 의견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한 향토사가는 “울산의 근대 시기는 비단 중구 만의 역사가 아닌데, 단일 기초단체가 이를 추진하게 될 경우 ‘중구’만의 근대역사관이 될 수도 있다”며 “중구 원도심이 한때 도시의 중심이었던 건 맞으나 동구의 자동차·조선과 방어진항, 남구의 산업단지, 울주의 옹기산업 등 굵직한 근대사 콘텐츠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이번 콘텐츠 구축용역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근대역사관은 1910년부터 1990년까지의 시대사를 조명하는 곳으로, 현 중구문화원 건물(중구 새즈믄해거리37)를 리모델링 해 이르면 2018년 9월 개관한다. 실내공간은 크게 역사관(지하1층~1층), 테마관(2층), 체험관(3층)으로 구분된다.

중구 관계자는 “역사관은 울산의 근현대기 도시공간을 축소된 실물 형태로 조성하는 공간이라, 당시 가장 번화했던 중구 원도심을 재현하는데 방점을 둘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2층 테마관은 산업수도 울산의 특성에 맞춰 울산만의 독특한 주거시설이자 건축공간인 ‘사택’을 테마로 꾸며진다. 근로자와 그 가족의 일상에 방점을 두고는 있지만 그들이 생산현장에서 어떤 공산품을 생산했는지도 알리기 때문에, 중화학 산단의 각종 산업사 콘텐츠를 두루 보여주게 된다. 울산 전역의 근대화 과정을 전체적으로 훑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층 체험관 역시 중구에서 벗어나 일제강점기 남구 달동에 조성됐던 비행장과 ‘유람비행’ 일화를 소개한다. 입체공간과 4D 라이더 디지털 체험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 즐겁게 체험하면서 지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장소가 좁아 한꺼번에 모든 지역사를 보여주기는 힘들기 때문에, 다채로운 기획전을 병행해 울산 전체의 콘텐츠를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선숙 중구 문화관광실장은 “울산 전역의 근대시기 유물이나 사진을 확보하기 위해 울산박물관은 물론 필요하다면 다른 구군에도 협조를 구하려 한다”며 “울산 최초의 근대역사관인만큼 중구에 함몰된 공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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