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해자 정신적 고통 크고, 합의 안 돼” 실형 선고

수업 중인 강의실에서 여중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학원 원장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청주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최모(54)씨와 A(15)양의 악연은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됐다.

최씨는 성적이 부진하니 보충수업을 해주겠다며 A양을 다른 아이들보다 학원에 일찍 오게 했다.

아무런 의심 없이 학원에 와 강의실에서 수학 문제를 풀던 A양은 어느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문제풀이를 봐주던 최씨의 손이 어느샌가 자신의 허벅지를 주무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뒤 최씨는 또다시 보충수업을 핑계로 A양을 원장실로 불러냈고, 이번에는 A양이 문제를 풀자 “잘했다”며 강제로 볼에 뽀뽀했다.

최씨의 추행은 이후에도 계속됐지만 겁을 먹은 A양은 주위에 이런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그러자 최씨의 행동은 더욱 과감해졌다.

최씨는 수업 중 강의실 맨 앞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A양 곁으로 다가갔다.

A양의 자리는 다른 학생들이 잘 볼 수 없는 위치였다.

최씨는 A양의 등 뒤에서 문제풀이를 가르치는 척하면서 다른 한 손을 A양의 외투를 통해 가슴으로 밀어넣었다.

이런 추행은 5일간 계속됐다. 이 학원의 자리는 지정석이었기 때문에 A양으로서는 최씨의 소름 끼치는 손길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한 A양이 주변이 이 사실을 알린 뒤에야 그의 악행은 멈췄다.

청주지법 형사11부(이현우 부장판사)는 23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신의 학원 수강생이자 청소년인 피해자를 짧은 시간에 수차례 추행한 죄질이 매우 나쁘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느낀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