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열어가는 울산의 베이비부머(11) 교직 퇴직 후 풍선아트 재능기부 나선 이종대씨

▲ 교직을 퇴직한 후 풍선아트 자격증 취득, 재능기부 봉사활동에 나선 이종대씨가 풍선아트 작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손자와 시간 보내려 시작해
독학으로 익히다 자격증까지
장애인·요양시설 찾아 수업
하모니카 연주도 홀로 익혀
어르신들께 작은 공연 선사

“취미로 시작한 풍선아트로 재능기부 봉사활동 할 수 있어 보람을 느껴요.”

울산에서 풍선아트 전문가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종대(64)씨는 3년여 전만 해도 교단에서 국어과목을 지도하던 교사였다. 그는 1979년 교사로 첫 발령을 받은 이후 35년간 쉼없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점점 가중된데다 건강까지 나빠져 지난 2014년 울산중앙여고를 명예퇴직했다. 퇴직 후 그는 1년여 간 등산을 하며 건강을 돌보고 휴식을 즐겼지만, 점점 무기력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씨는 교사일과는 조금 다른 뜻있는 일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고, 때마침 태어난 손자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찾다 풍선아트에 도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지금 네살인 첫 손자가 풍선을 무척이나 좋아해 풍선아트를 배우면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취미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혼자 긴 모양의 막대풍선과 둥근풍선을 구입해 직접 인터넷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했다. 손에 익지 않아 동영상을 여러번 돌려봐야 할 때도 많았지만, 하나하나 작품을 완성해 나가면서 기법들을 손에 익혔다.

한 달여 간 독학으로 풍선아트에 자신감과 재미를 느낀 그는 이왕 시작한 거라면 전문적으로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에 풍선아트 자격증에도 도전했다.

울산에서 1급 자격을 갖춘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수업과 하루 두세 시간의 맹연습으로 그는 자격증에 도전한지 두 달 만에 풍선아트 2급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

이씨는 2015년 6월 풍선아트 2급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풍선아트 수업으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그는 울산 남구 다울성인장애인학교와 남구 달동의 노인요양시설인 다온실버홈에서 3년째 풍선아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다울학교 학생들을 수업하다보면 진도도 조금 더디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성실하게 수업에 임하고 연습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학생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풍선아트는 작은 소품부터 행사장에서나 볼 법한 큰 장식까지 범위가 다양하지만, 수업 때는 학생들이 방울꼬기, 사과꼬기 등 몇가지 기법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진행한다.

이씨는 얼마 전부터 독학으로 하모니카도 배우고 있다. 제대로 된 문화체험을 할 수 없는 요양시설의 노인들에게 풍선아트 수업과 함께 자그마한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그는 “요양시설에서 반겨주는 어르신들을 위해 얼마 전부터는 하모니카도 연습해 공연하고 있다”면서 “거창한 공연은 아니지만 호응이 좋아 앞으로 하모니카도 열심히 배워 풍선아트와 함께 다양하게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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