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석구 울산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2018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인상된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되어 지역상공계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최저임금위원회는 7월15일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심의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대선후보들의 공약이기도 했던 최저시급 1만원을 단계적으로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추세에 당장 부담을 해야 하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상공계의 의견과 대책은 무엇인지 걱정이다. 특히 임금에 대비한 노동생산성과 수출상품에 대한 가격경쟁력의 확보는 가장 커다란 과제요 고민이다.

우리나라가 조선소를 짓고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던 1971년,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수준을 보면 한국은 0.2달러, 일본은 1.23달러, 미국은 3.57달러 수준이었다.(자료:ILO,1985) 이에 반해, 올해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을 보면 한국은 6470원(5.73달러), 일본은 823엔(8245원, 7.30달러), 미국은 7.25달러(8193원)이니, 과거 46년 전과 비교하여 보면 우리의 임금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선진국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석유, 가스, 광물 등 천연자원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원자재를 수입하여 제조, 가공하여 상품을 세계로 수출해야 하는 만큼 수출경쟁상대국들보다는 수·출입 물류비 이상으로 임금이 저렴하고 노동생산성이 높아야만이 국제무역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최근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 산업의 사례를 보자. 선박건조가격이 중국보다 25%정도 높아 일반화물선은 중국에 모두 빼앗기고 초대형 유조선, LNG, LPG 등 특수선박만이 기술과 품질로써 가격경쟁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2000년대 조선업 호황시 남해안 지역에 건설되어 운영되었던 중·소형 조선소의 유휴설비를 이용하여 수리조선분야로 진출하려는 시도가 있는데, 수리조선사업의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한 중국조선소와 가격경쟁을 과연 할 수 있을지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1990년 이후 잃어버린 20년의 뼈저린 경험을 한 일본조선소의 경우에는 수리선박 유치를 위해 입항선박의 일정에 맞추어 수리 공사를 하면서 주말, 공휴일에도 할증임금을 청구하지 않는 고객중심의 마케팅 전략과 장기 복합 불황을 거친 일본조선소의 생존을 위한 간절함을 엿볼 수 있지 않는가.

대표적인 노동집약산업인 조선 산업의 경우, 이번 최저시급 7530원 인상으로 수많은 협력업체는 수주절벽에 시달리다가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의 이중고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정말 가슴이 답답할 것이다.

당국이 이러한 화급하고 중차대한 위기상황을 냉정하고 적확하며 거시적 안목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있다면 이를 극복하고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대안은 있다.

첫째,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중소기업근로자에 대하여 입사 후 6개월 이내 수습기간 중에는 최저시급 70%정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야간, 휴일 근로자의 시간외 근무수당 할증비율을 현행 50%에서 25%로 완화 적용한다. 셋째, 중소기업, 소상공인 경영자들이 기업가정신을 실현하여 청년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시행한다. 넷째, 제조업 중심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관광, 항만, 물류 등 기반서비스업까지 확대 시행하여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매년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흐름 속에서도 중소기업, 소상공인 경영자들이 회사 경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이익을 창출하고 대외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때만이 고용을 유지하면서 정부 정책에도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고용구조를 보면 법인수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고용의 88%가 중소기업인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으로 중소기업은 경영난에 직면하고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지원정책을 간절히 기대한다.

강석구 울산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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