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출시 제네시스 G70에 첫 탑재…커넥티드카 상용화 박차

▲ 현대·기아자동차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I(아이)'의 음성인식을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개발을 완료, 9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70에 처음 적용한다고 24일 전했다. 사진은 현대기아차 연구원이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각종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현대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차량에 탑재한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스마트폰과 차를 연결해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처럼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다 AI 기술을 내장하는 사례는 처음이다.

정보기술(IT)과 차량이 융합된 미래형 ‘커넥티드 카’의 정착이 더 빨라질 계기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는 카카오의 AI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카카오 아이(I)’를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9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70 모델에 최초 적용한다고 24일 밝혔다.

현대·기아차 서버형 음성인식의 가장 큰 특징은 간단한 상호나 주소, 주변 추천 맛집 등의 단어만 말해도 복잡한 과정 없이 최적의 결과를 내비게이션 화면에 보여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티어링휠에 있는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뒤 ‘길안내+상호’(길안내+현대자동차 본사), ‘길안내+완전한 주소’(길안내+서울시 서초구 헌릉로 12)를 말하면 바로 내비게이션 화면에 목적지가 나타난다.

여기서 ‘길안내’는 ‘목적지 검색’, ‘내비 검색’, ‘주변’으로 바꿔 말해도 된다.

‘OO아파트 2단지’, ‘분당 000마을 00빌딩’ 등 간소화된 목적지 검색도 가능하며, ‘주변 맛집’(또는 음식점, 주차장, 정비소, 관광지 등), ‘양재동 근처 대형 마트’ 등 다양한 방식의 음성 발화를 인식하도록 개발됐다.

복수의 검색 결과 중 목적지를 선택할 때에는 직접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거나 음성으로 ‘첫 번째’ 또는 ‘두 번째’라고 말하면 된다.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은 목적지 설정부터 확인까지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간편한 방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편의성과 만족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현대·기아차는 전했다.

▲ 현대·기아자동차 '서버형 음성인식'의 작동 과정./현대·기아차 제공

이 기술에서 ‘서버’란 명칭은 모든 정보처리가 통신망을 통해 카카오의 전산 장비(서버)에서 이뤄진다는 뜻에서 붙었다.

카카오가 지금껏 쌓은 대용량 데이터를 밑천 삼아 원격으로 ‘두뇌’를 빌려주는 셈이라 더 고품질의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작업의 토대 서비스인 ‘카카오 아이’는 네이버의 ‘클로바’와 마찬가지로 여러 업종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AI 플랫폼이다.

카카오 아이가 외부 업체에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 아이 서버와 차량 사이의 통신을 위해서는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

현대·기아차는 자사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와 ‘유보’ 사용자에게는 추가적인 요금 인상 없이 서버형 음성인식을 기본 제공할 방침이다.

또 이 기능을 G70을 시작으로 다른 차종으로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에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한 남양연구소 내 차량IT지능화리서치랩을 통해 AI를 활용한 딥 러닝 기반의 ‘대화형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용 음성인식 기술은 앞으로 개발될 커넥티드카와 접목돼 활용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며 “주행 중 꼭 필요한 분야에 AI와 음성인식을 접목함으로써 운전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음성인식 기술개발의 목표”라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나 멜론, 다음 뉴스 등의 서비스를 현대·기아차 시스템에 연동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AI 플랫폼 개발에 공을 쏟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의 AI 차량 서비스는 애플의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가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외에 네이버가 ‘IVI’란 서비스를 선보여 다음달께 차량 공유 업체 ‘그린카’의 차에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완성차와의 개발 협업에 대해 “다양한 업체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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