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N 주말극 ‘듀얼’이 지난 23일 평균 시청률 1.7%, 순간 최고 시청률 2%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국내 최초 복제인간 스토리
CG·특수효과 하나 없이도
의미있는 시청률로 ‘호평’
순간 최고 시청률 2% 기록

‘복제인간은 인간인가 아닌가’ ‘불로장생을 향한 인간의 탐욕은 어디까지 가나’

할리우드 거장 스탠리 큐브릭이나 리들리 스콧이 던질 법한 질문을 주말 밤 10시에 방송하는 한국 드라마가 던졌다.

OCN 주말극 ‘듀얼’이 지난 23일 평균 시청률 1.7%, 순간 최고 시청률 2%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 15%를 상회하는 안방극장에서 복제인간을 다룬 ‘듀얼’의 시청률은 내내 1%대를 유지했다.

제작진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이 드라마의 소재와 캐스팅 등을 고려할 때 이 정도도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듀얼’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복제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관심을 모았다. 심지어 복제인간이 한꺼번에 두 명이나 등장했다.

안방극장 천편일률적인 로맨스 드라마, 막장 드라마 홍수 속 ‘듀얼’의 이야기는 한국 드라마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할리우드에서 수백, 수천억 원의 돈을 투입해야만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은 복제인간 이야기를 이렇다 할 CG나 특수효과 하나 없이 다뤘다는 점에서도 방점을 찍는다. ‘이게 무슨 SF 드라마냐’냐는 힐난을 뚫고, 드라마는 SF적인 소재를 이야기로 돌파해나갔다.

어차피 SF를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것을 인정하고 한국형 복제인간 드라마는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드라마는 복제인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과감히 포기하고, 만들어진 복제인간이 겪게 되는 신체변화와 윤리적 문제, 존재에 대한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를 미리 안방극장으로 가져와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복제인간에 관한 철학적 고민만으로는 지루할 수 있기에, 유괴된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아 시청자를 유인했다.

딸을 구하려는 정재영의 연기는 돋보였다.

그는 아픈 딸을 홀로 키우는 가난한 홀아비와 포기할 줄 모르는 열혈 형사가 섞인 캐릭터를 혼신을 다해 표현해냈다.

그가 처한 절체절명의 상황과 절박한 심경이 화면을 꽉 채웠다.

복제인간 1, 2와 그 복제인간의 원형이 된 인간까지 1인 3역을 해낸 신예 양세종도 자기 몫을 잘해냈다. 조금만 잘못해도 실소를 자아낼 수 있을 1인 3역을 큰 결함 없이 해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약한 캐스팅, 여주인공을 맡은 김정은의 연기 외적 논란 등으로 크게 감점을 당했고 이를 종영까지 만회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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