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냉방시설 없어 고객 외면 전년보다 매출 20% 이상 하락
마트, 더위 피해 늦은시간까지 발길이어져 20~30% 매출 신장

▲ 폭염으로 전통시장은 한산한 반면 냉방시설을 갖춘 대형마트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냉방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은 지역 전통시장은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출이 전년대비 20% 이상 하락한 반면, 냉방시설이 좋은 대형마트는 늦은 시간까지 시민들로 북적이며 매출이 쑥쑥 오르고 있다.

24일 오후에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은 무더운 날씨 탓에 시장을 오가는 시민들은 평소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시장의 지붕 역할을 하는 아케이드 바로 아래에는 미세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쿨링포그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었지만, 더위를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인듯 했다.

신정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강계영(여·44)씨는 “폭염으로 손님수도 작년과 비교해 30% 가량 줄었고, 매출도 20~30% 가량 하락했다. 날씨가 워낙 덥다보니 손님들도 필요한 게 있어도 아침 일찍이나 해가 진 후 잠깐 나올 뿐 장보러 나오는 손님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가뭄에 일부지역의 장마피해까지 겹치면서 물가는 한달새 30~40% 올라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은 씀씀이를 더욱 줄이는 상황이어서 매출 부진으로 인한 상인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여름철 휴가철 대목을 맞아 북적여야 할 정육점도 한산했다. 정육점 운영하는 박기연(여·60)씨는 “날씨가 많이 덥다보니 시장을 찾는 손님이 없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떨어졌다”면서 “여름 휴가철에는 돼지고기 소비가 많아 7월에는 매출이 늘어날거라 기대했는데 올해는 휴가철 대목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비슷한 시각 중구 우정시장과 중앙시장을 비롯해 남구 야음시장, 동구 남목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특히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낮시간대 보다 밤시간대를 주로 이용해 대형마트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부쩍 늘면서 전통시장이 더 위축되는 듯한 모습이다.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대형마트는 늦은 시간까지 장을 보러나온 시민들로 북적이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메가마트 울산점이 지난 12~23일까지 저녁 9시부터 12시까지 심야시간대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린 평일에는 60~70%까지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

이마트 울산점도 지난 1~23일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 매출을 전년동기와 비교한 결과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폭염이 맹위를 떨치면서 심야시간대 더위를 피해 대형마트를 찾는 손님이 늘었고, 자연스레 매출 신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까지 여름 정기세일을 진행한 현대백화점 울산점과 롯데백화점 울산점은 무더위 속에서도 세일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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